롯데 자이언츠는 지난주 1승 4패에 그쳤다. 나승엽(오른쪽)과 손호영(왼쪽)은 부진에 빠졌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선두를 넘봤던 롯데 자이언츠가 삐거덕거리며 중위권 팀들의 추격을 허용했다. 2년 전 '6월의 악몽'이 재현될지 모르는 위기에서 매우 중요한 한 주를 보내게 됐다.

롯데는 지난 한 주 동안 삼성 라이온즈, SSG 랜더스를 만나 겨우 1승(4패)만 챙겼다. 여전히 3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성' 같다.


31승 3무 25패를 기록한 롯데는 삼성과 잠실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한 선두 LG 트윈스와 3.5경기 차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앞이 아니라 뒤다. 삼성(31승 1무 26패), KT 위즈(30승 3무 26패), SSG(29승 2무 26패)가 줄줄이 따라붙었다. 6위 SSG와 승차는 불과 1.5경기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낙관할 분위기가 아니다.

롯데는 지난주 투타가 모두 엉망이었다. 팀 타율은 0.256에 그쳤고 팀 평균자책점도 5.44로 무너졌다. 실책을 8개나 범했고 불펜 역시 블론세이브 2개로 흔들렸다.


믿었던 선발진마저 불안한 모습이다. 팀 내 최다승 박세웅은 3경기 연속 난타를 당했고, '새 외국인 투수' 알렉스 감보아는 KBO리그 데뷔전에서 상대의 뛰는 야구에 고전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롯데로선 2년 전의 끔찍한 경험을 다시 겪을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 SSG 랜더스에 쫓기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2023년 5월까지 LG, SSG와 함께 '3강'을 형성하며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쳤지만 6월 들어 기세가 확 꺾였다.

당시 6월 첫 경기에서 LG에 덜미가 잡혔고, 월간 초반 15경기에서 4승 11패로 부진했다. 선두권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고, 순위도 4위로 떨어졌다. 결국 반등에 실패한 롯데는 7위에 그쳐 포스트시즌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이런 아픈 기억을 가진 롯데이기에 분위기 쇄신을 위한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 특히 이번 한 주 동안 10위 키움 히어로즈, 9위 두산 베어스를 차례로 만나는 만큼 승수도 최대한 많이 쌓아야 한다.

롯데는 올 시즌 키움에 6전 전승을 거뒀으나 두산과의 전적에서는 3승 3패로 팽팽히 맞섰다.

팀 창단 후 최다 10연패를 당했던 '동네북' 키움은 두산을 상대로 2경기 연속 1-0 승리를 거두며 반등에 성공했다. 롯데와는 최근 흐름이 정반대다.

두산 역시 이번 주 '에이스' 곽빈의 복귀와 함께 순위 도약을 도모한다. 또 두산은 롯데를 상대로 세 번이나 13득점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화끈하게 폭발한 바 있다.

롯데에 기회이면서 위기다. 하위권 두 팀과 대결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둔다면 추락은 불 보듯 뻔하다. 그 뒤에는 KT, SSG, 한화, 삼성을 만나는 험난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