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윤도현.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부상자 속출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KIA 타이거즈에 새로운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간 큰 활약이 없었던 백업선수들이 활약하며 숨통이 트이는 모양새다.

KIA는 지난주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에서 3승1무2패를 기록했다.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2승1무를 기록했고, KT 위즈와의 원정길에선 1승2패를 마크했다.


현재까지 시즌 전적은 27승1무28패(7위)로 5할 승률에 한 걸음 부족하다. '1강'으로 평가됐던 시즌 전 기대엔 한참 못 미치지만, 그래도 반등을 기대할 만한 상황이다.

KIA는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간판타자 김도영이 시즌 개막전에 이탈해 한 달을 결장했고, 최근에 또다시 부상을 당해 자리를 비웠다.

여기에 나성범과 김선빈도 부상으로 빠졌고 외국인선수 패트릭 위즈덤도 19일간 자리를 비운 끝에 최근에야 복귀했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이룬 KIA의 최대 장점이던 타선의 무게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42세의 베테랑 최형우가 나이를 잊은 활약으로 고군분투하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엔 오랜만에 활발한 타격을 선보였다. 주전으로 올라선 이들이 하나둘 살아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KIA 윤도현.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가장 돋보인 건 윤도현(22)이었다. 윤도현은 2022년 2차 2라운드 15순위로 KIA에 입단한 김도영의 동기다.

타격 재능은 김도영 못지않은 것으로 평가받았는데 유독 부상이 잦았다. 이에 지난 시즌까지 1군 무대에서 단 7경기를 치르는 데 그쳤고, 그 사이 동기 김도영은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섰다.

올해도 1군 백업 선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고질적인 수비 불안에 2군을 오갔고, 내야진의 공백으로 지난달 22일 다시 1군 무대를 밟았다.

김선빈이 빠진 주전 2루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윤도현은 지난주 4경기에 출전해 17타수 9안타(0.529)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특히 9안타 중 홈런이 4개나 나오는 등 발군의 장타력을 선보였다.

1일 KT전에선 리드오프로 출전해 1회초 선두타자 홈런, 2회 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는 등 3안타 3득점의 '원맨쇼'로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붙박이 리드오프 박찬호가 최근 주춤한 KIA는 윤도현이라는 대안이 강력하게 떠올랐다.

KIA 타이거즈 오선우. (KIA 제공)

오선우(29)도 꾸준히 활약 중이다. 2군에선 잠재력을 보였지만 1군 무대에선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던 오선우는, 올 시즌 주전들의 이탈 속에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현재까지 38경기에서 0.315의 타율에 5홈런 16타점을 기록 중이다. 콘택트 능력과 파워 모두 수준급이다. 지난주에도 6경기에서 0.333의 타율에 2홈런을 때렸다.

최근엔 꾸준히 중심타선에 기용되며 이범호 KIA 감독의 신임을 얻고 있다. 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1루수로 자주 나서고 있기도 하다.

KIA 타이거즈 김석환. (KIA 제공)

김석환(26)도 오랜만에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5경기에 출전해 0.350의 타율을 기록했고 4경기에서 멀티히트를 때렸다. 이우성과 최원준 등이 부진하고 나성범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김석환의 활약은 매우 반갑다.

김석환 역시 윤도현, 오선우와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기대를 모았지만 이렇다 할 활약이 없던 '유망주'다. 지난주의 활약만으로 평가하기엔 이르지만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자체만으로도 고무적이다.

KIA가 '완전체' 전력을 꾸리는 데에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적어도 6월까지는 '버티기 모드'에 돌입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KIA가 꾸준히 상위권 도약의 끈을 놓지 않고 순위 싸움을 이어가기 위해선, 윤도현, 오선우, 김석환과 같은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기회를 받는 선수, 기회를 준 팀 모두 절실하기는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