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패배자 (을유문화사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승리만이 미덕이라 여기는 우리 사회의 가치관에 의문을 던지는 책이 출간됐다. 저자 볼프 슈나이더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패배한 인물의 삶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이 책은 저자가 전작 '만들어진 승리자들'에서 언급했듯이, 승리자가 반드시 위대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기반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눈부신 재능과 업적을 가졌음에도 성공의 여신에게 외면받은 이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저자는 혁명가 체 게바라, 검열에 시달린 작가 이사크 바벨,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배척당한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 스탈린에게 죽임을 당한 혁명가 트로츠키, 노벨상을 빼앗긴 과학자 리제 마이트너, 생전에는 빈곤에 시달렸던 화가 빈센트 반 고흐 등을 다룬다. 이들의 삶은 우리가 아는 성공의 공식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저자는 이들이 남긴 빛나는 업적뿐만 아니라, 아름다웠던 과정, 타인을 배려했던 마음, 그리고 죽는 순간까지 지켜낸 굳은 신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기억은 이들에게 바치는 경의이며, 경쟁에 지친 우리에게 깊은 위안과 용기를 선사한다.

독자들은 정치, 문학, 과학,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다 좌절된 위인들의 삶을 10가지 유형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저자는 승패의 결과가 전적으로 우리 손에 달린 것은 아니지만, 어떤 꿈을 좇을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승리만을 강요하는 사회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삶의 가치와 위대함에 대한 성찰을 제공한다. 아울러 실패를 통해 우리의 삶이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 위대한 패배자/ 볼프 슈나이더 글/ 박종대 옮김/ 을유문화사/ 2만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