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게으른 그들은 어떻게 1조 원을 벌었을까'는 기존 상식을 뒤집은 '하지 않는 경영'으로 유니클로를 넘어선 기업의 경영 비결을 담았다.
일본 작업복 브랜드 워크맨은 야근, 목표, 경쟁, 할인이 없다. 이렇게 일을 줄였더니 오히려 매출은 늘었다. 지난 10년간 영업이익률 17%를 유지한 워크맨의 성공 비결이 책에 실렸다.
저자 츠치야 테츠오는 환갑에 경영 위기에 빠진 워크맨을 맡았다. 그는 조직의 피로를 유발하는 사내 행사를 없애고, 목표와 실적 압박을 제거했다.
테츠오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고, 고객 관리도 신경 쓰지 않는다. 대신 그는 "무엇을 할지가 아니라, 무엇을 그만둘지를 결정하라"고 주장했다.
책에는 '하지 않기' 전략이 어떻게 실제 성과로 이어졌는지를 생생한 사례로 보여준다.
워크맨은 처음부터 완벽을 추구하지 않았다. 대신 실험과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현장 중심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복잡한 시스템보다 엑셀 한 장으로, 외부 전문가보다 내부 직원을 믿는 방식으로 변화를 이끌었다.
테츠오는 이런 경영 방식이야말로 팬덤과 수익, 혁신을 동시에 가져오는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총 6개 파트로 짜였다. 1~2부에서는 '선택과 집중'과 '하지 않음의 발견'을 통해 워크맨이 치열한 경쟁을 피해 블루오션을 만든 과정을 다룬다.
3~4부는 '목표, 야근, 실적'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난 조직의 변화와 데이터를 통한 경영 혁신을 소개한다.
5부는 직원이 끝까지 해내도록 돕는 시스템과 환경 조성법을, 마지막 6부는 '양손잡이 경영'이라는 유연하고 지속 가능한 전략을 정리한다.
저자는 조직 경영뿐 아니라 개인의 삶에도 이 철학이 적용 가능하다고 말한다. 목표 없이 살아도 괜찮다는 메시지, '하지 않을 일 목록'이 '해야 할 일 목록'보다 중요하다는 제안은 일에 지친 현대인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또한 실제 사례 중심의 서술과 각 장마다 수록된 'ACTION 워크시트'는 독자가 자기 조직이나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워크맨이 증명했듯, 성공은 '더 많이'가 아닌 '더 적게'에서 시작한다.
기존의 미니멀리즘 관련 서적이 삶의 정리를 강조했다면 '게으른 그들은 어떻게 1조원을 벌었을까'는 일과 조직의 혁신을 제안한다.
△ 게으른 그들은 어떻게 1조원을 벌었을까/ 츠치야 테츠오 지음/ 김현우 옮김/ 필로틱/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