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나리타 나오코가 일본 PIVOT채널에 출연해 '완벽한 부모가 놓친 것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은 모든 부모에게 있다. 하지만 그 욕망이 지나칠 때, 아이는 보호가 아닌 통제 속에서 자란다.

'완벽한 부모가 놓친 것들'은 고학력 부모들이 흔히 빠지는 양육의 함정과 착각을 뇌과학과 심리학의 시선으로 파헤친다.


소아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인 저자 나리타 나오코는 부모의 불안과 완벽주의가 어떻게 아이의 자립을 방해하고, 감정과 지적 발달을 저해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분석한다.

책은 총 5장으로 짜였다. 1장에서는 고학력 부모가 겪기 쉬운 양육 리스크로 '간섭, 모순, 맹목적 사랑'을 제시하며, 왜 똑똑한 부모일수록 아이를 통제하게 되는지를 짚는다.

2장에서는 부모의 지나친 걱정이 자녀에 대한 신뢰를 가로막는 이유를 설명한다. 스마트폰 사용이나 보이스 피싱 같은 실제 사례를 통해, 자녀를 믿지 못하는 부모의 불안이 어떻게 아이의 자율성과 자존감을 해치는지를 보여준다.


3장에서는 리벤지형 양육, 금전 감각 부족 등 고학력 부모 특유의 결핍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다룬다.

4장에서는 조기 교육과 부모의 과잉 간섭이 오히려 아이의 뇌 발달을 방해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하교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News1 DB 이동해 기자

다섯 살 아이에게 이차함수를 가르치는 사례, 그림을 그리지 않게 된 천재 아이, 도시락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우등생 등은 부모의 기대가 어떻게 아이의 창의성과 감정을 압박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5장에서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자녀의 치우침과 집착을 존중하는 법, 실패담을 통한 공감 훈련, 자율성을 기르는 규칙 설정 등이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하게 제안된다.

책은 단지 육아서가 아니다. 고학력이라는 사회적 조건이 어떻게 양육을 왜곡시키는지를 사회학적으로 조명하며, 아이의 성장을 위한 진짜 신뢰가 무엇인지 묻는다.

초등학생에게 집 열쇠를 맡길 용기가 없다는 부모, 스마트폰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할 것이라 믿는 부모는 결국 자녀의 시행착오 기회를 빼앗고 있다. 부모의 실패 공포가 아이에게까지 전이된 결과다.

'완벽한 부모가 놓친 것들'은 무력감을 느끼는 부모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건넨다. 뇌 발달 단계별로 스마트폰 사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제안, 아이의 치우침을 무기로 바꾸는 전략, 실패를 통한 학습 강화법 등은 양육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메시지는 "아이를 신뢰하는 것이야말로 양육의 최종 목표"라는 점이다. 부모가 두려움을 내려놓고 아이를 믿을 때, 아이는 진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

△ 완벽한 부모가 놓친 것들/ 나리타 나오코 지음/ 김찬호 옮김/ 김영사/ 1만 4800원

완벽한 부모가 놓친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