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MLS LA FC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7번'으로 각인된 손흥민이 이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이하 MLS) LA FC의 7번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그는 "0에서 시작하지만, 떠날 땐 전설이 되겠다"는 야심찬 출사표를 던졌다.

LA FC는 7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과의 계약 사실을 알렸다.


LA는 "세계 축구 아이콘 손흥민을 영입했다"면서 P-1 비자와 국제 이적 증명서(ITC) 등 서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등번호는 토트넘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서 착용한 '7번'을 그대로 유지한다.

구단에 따르면 2027년까지는 샐러리캡을 적용받지 않는 '지정 선수(Designated Player)'로 등록된다. 2028년까지 연장 옵션이 있으며 추가로 2029년 6월까지 뛸 수 있는 옵션도 포함됐다.

LA FC는 세계적인 스타 영입에 만족감을 표했다. 존 소링턴 공동 회장 겸 단장은 "소니(손흥민의 애칭)는 세계 축구계의 아이콘이자 가장 역동적이고 뛰어난 선수 중에 한 명"이라 소개했고 구단주 베넷 로젠탈은 "손흥민을 LA FC 그리고 이 도시로 데려오는 건 수년간의 꿈이었다"며 환영했다.


손흥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스포츠 도시 중 하나인 LA 그리고 큰 야망을 품은 LA FC에 합류하게 돼 자랑스럽다"면서 "MLS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무척 기대된다.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 여기에 왔다. 이 클럽과 이 도시 그리고 팬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공식 채널을 통해 계약이 먼저 발표된 뒤 손흥민은 곧바로 구단이 마련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단 소감을 밝혔다. LA 구단은 이 장면을 생중계했다.


손흥민은 LA FC에서도 그를 상징하는 7번 유니폼을 입는다. ⓒ AFP=뉴스1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흥민은 "사실 LA FC가 내 첫 번째 선택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LA FC에서 먼저 연락을 줬고, 구단이 보여준 비전과 열정에 내 마음이 바뀌었다. 내가 여기에 있도록 도움을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난 그냥 시간을 보내기 위해 LA에 온 것이 아니다. 우승하기 위해 여기 왔다. 경기장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겠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다부진 목소리를 덧붙였다.

새로운 도전 앞에 선 손흥민은 "토트넘에서의 10년을 돌아보면 많은 감정이 든다. 그곳에서 모든 것을 쏟아냈기에 공허함도 느껴진다"면서 "많은 것을 바쳤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젠 새로운 페이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도전을 원했고 LA FC를 선택했다"고 이적 배경을 설명했다.

MLS는 서부 콘퍼런스 15개 팀, 동부 콘퍼런스 15개 팀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서부 콘퍼런스와 동부 콘퍼런스는 각 지구 팀끼리 홈 앤드 어웨이로 28경기를 치르고, 순위에 따라 서로 다른 콘퍼런스의 팀과도 각 팀당 6경기씩 교차로 경기를 갖는다.

MLS는 현재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고 LA FC는 10승6무6패(승점 36) 6위에 올라 있다.


손흥민은 원점에서 새롭게 도전하겠다는 겸손을 전하면서도 떠날 때 '레전드'로 남고 싶다는 다부진 출사표도 던졌다. ⓒ AFP=뉴스1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으로)프리시즌 경기를 진행하다가 왔기 때문에 몸 상태는 걱정 안 해도 된다"면서 "서류 발급이나 해결될 몇몇 절차만 마무리 된다면 경기에 나서는 것은 문제없다. 컨디션도 좋다. 나도 빨리 경기장에서 팬들에게 인사 드렸으면 좋겠다"고 출격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피력했다.

EPL 톱클래스 선수로 명성을 떨치다 MLS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출발을 앞둔 그는 또 다른 '전설'을 꿈꿨다.

그는 "유럽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그런 과거가 여기서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 다시 시작"이라면서 "0에서 새롭게 출발하지만, 훗날 이 팀을 떠날 때는 '레전드'로 불리고 싶다"는 당찬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