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원이 7일 열린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11번홀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서귀포=뉴스1) 권혁준 기자 = '제주 토박이' 고지원(21)이 고향에서 우승을 노린다. 지난주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회를 아쉽게 놓쳤던 그는 "언젠간 언니(고지우)와 챔피언조에서 함께 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고지원은 7일 제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잡아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고지원은 오후조 경기가 진행 중인 오후 1시30분 현재 공동 5위를 마크하고 있다. 8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공동 선두 이세희(28), 이다연(28), 한아름(21)과는 2타 차다.

그는 이날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5개를 잡았고, 후반엔 파 행진을 이어가다 막판 8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고지원은 "전반엔 샷이 잘 돼 거의 모든 홀이 찬스였고, 잘 살려내면서 많은 스코어를 줄였다"면서 "후반엔 샷이 조금 흔들렸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내용이었다"고 했다.


2023년부터 정규투어에서 뛰고 있는 고지원은 아직 우승이 없다. 두 살 터울 친언니 고지우가 3번의 우승을 거두며 '버디 폭격기'로 주목받았지만, 고지원은 아직 때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주 신설 대회인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기회가 왔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던 그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주춤했고, 결국 배소현(32)에게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에 만족했다. 준우승도 고지원 개인 최고 성적이다.

고지원(21). ⓒ News1

고지원은 "3라운드를 마쳤을 때부터 많은 연락과 응원, 조언을 받았다"면서 "언니(고지우)도 어떻게 경기해야 할 지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준우승으로 마쳤지만 배우고 얻은 게 많은 경기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준우승하고 나니 우승이 더 간절해졌다. 많은 분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준우승 직후 고향에서 치르는 이번 대회에서도 확실한 변화를 체감한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고향에서 경기해도 지인들이 와 주셨는데, 오늘 경기해 보니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이 응원 와주셔서 기분 좋았다"고 했다.

언젠간 언니와 함께 '챔피언조'에서 설 날도 기대하고 있다.

고지원은 "예전에는 정말 큰 꿈이었는데, 지금은 상상해 보면 조금 웃음이 날 것 같기도 하다"면서 "꼭 챔피언조가 아니라도 같이 쳐보고 싶다. 공식 연습도 함께 하지 않은 지가 너무 오래됐다"며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