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뉴스1) 권혁준 기자 = 전 세계랭킹 1위 박성현(32)이 모처럼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선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박성현은 7일 제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그는 오후조 경기가 진행 중인 현재 공동 7위를 마크하고 있다. 이세희, 이다연, 한아름(이상 8언더파) 등 선두 그룹과는 3타 차다.
박성현은 경기 후 "날씨도 덥지 않았고 샷감 퍼트감 모두 좋았다"면서 "이번 대회 전 육지에서 연습라운드를 많이 돌았는데 그때의 경기력이 실전까지 잘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경기 막판 나온 보기가 아쉽다.
박성현은 이날 전반에만 5타를 줄인 뒤 후반 첫 2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한때 공동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4번홀(파4)과 7번홀(파3)에서 보기가 나오면서 주춤했다.
박성현도 "보기는 언제든 나올 수 있는 것이라 크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전반의 흐름을 생각하면 많이 아쉽다"면서 "무엇보다 좋은 흐름을 찾는 게 목표였는데, 막바지에 그게 잘 안된 것이 마음에 남는다"고 했다.

박성현은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선수다. 타고난 장타를 바탕으로 2016년에만 7승을 쓸어 담는 등 KLPGA투어 무대를 접수했고, 2017년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해 US 여자오픈을 제패하며 신인왕,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을 석권했다. 그해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019년 왼쪽 어깨를 다친 뒤 좀처럼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왼 손목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올해는 박성현이 LPGA투어 시드권을 보유한 마지막 해지만, 그는 11개 대회에서 단 2차례 컷 통과에 그쳤다. 내년 시즌 미국 무대 잔류를 위해선 남은 시즌 분발해야 한다.
박성현은 "당장 다음 주부터 다시 LPGA투어 대회에 나가는데, 우승에 가까운 성적을 내야 아시안 스윙에 나설 수 있다"면서 "피곤할 수 있지만 이번 대회가 그래서 중요하다. 경기력을 이어가기 위해 일요일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변함없는 팬들의 응원은 언제나 큰 힘이다. 박성현은 "오늘 경기하면서 오랜만에 크고 흥분된 함성을 들었다"면서 "오랜만에 팬들께 흥분을 안겨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그는 "많은 분이 우승을 기다려주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냉정할 수 있지만 애원하고 기다린다고 우승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루하루 노력하고, 변화하고 모난 부분을 깎다 보면 조금이라도 우승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