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뉴스1) 권혁준 기자 = 윤이나(22)가 9개월 만에 국내 팬들과 만나 활짝 웃었다. 팬들은 늘 그랬듯이 목청껏 소리치며 응원했고, 윤이나가 속한 조는 매 홀 '구름 갤러리'로 북적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2억 원)가 7일 제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파72)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윤이나의 올 시즌 첫 국내대회 출전으로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국내 무대를 평정한 윤이나는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다.
윤이나는 방신실(21), 황유민(22)과 한조에 묶여 오후 12시 24분 1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티오프 전부터 100명 이상의 인파가 몰려들어 붐비기 시작했다.
방신실과 황유민 역시 KLPGA의 스타 플레이어로 많은 관심을 받지만, 역시나 윤이나의 경기를 보기 위한 팬들이 압도적이었다.
윤이나 팬클럽 '빛이나' 회원만 50명 가까이 골프장을 찾았는데, 이들은 티오프 전 플래카드를 들고 자리 잡아 응원할 채비를 마쳤다. 티샷을 앞두고 윤이나가 소개되는 순간 팬들은 "윤이나, 빛이나, 화이팅"이라는 우렁찬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티샷 전 팬들을 향해 묵례했던 윤이나는, 이후 이동할 때는 팬들의 환호에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경기 용인시에서 이날 경기장을 찾은 '빛이나' 회원 김소미 씨(47·여)는 "작년에는 윤이나 선수가 뛴 모든 경기를 따라다니며 현장에서 봤다"면서 "올해 1월 출국할 때 보고 8개월 만에 만나게 됐는데 정말 반갑다. 샷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윤이나의 미국 성적이 다소 저조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도 했다.
김 씨는 "선수는 힘들어할 수 있지만, 팬의 입장에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묵묵히 응원할 뿐"이라며 "어려운 무대에 도전한다는 그 자체로도 박수쳐주고 싶다"고 했다.
대구에서 제주도로 윤이나를 보러 온 김상명 씨(54·여)도 "미국까지 직접 응원하고 싶은 생각도 굴뚝 같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그래도 매 경기 중계를 놓치지 않는다. 단톡방에 50~60명이 모여 항상 함께 응원한다"고 했다.
이들은 "윤이나 선수가 작년처럼 제주도에서 또 우승했으면 좋겠지만, 부담을 갖진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언제나처럼 결과와 관계없이 최선을 다해주기를 기대한다"며 기운을 불어넣었다.
팬들의 기운이 전해진 것일까. 윤이나는 이날 빼어난 샷감을 자랑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오후 4시 현재까지 14개 홀을 진행한 가운데 5언더파로 공동 7위에 올라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