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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미국 반도체 대기업 퀄컴을 상대로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중 간 기술패권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기업을 겨냥한 중국의 규제 공세가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성명을 통해 퀄컴의 이스라엘 반도체사 오토톡스 인수 건과 관련해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조사를 시작했다.
SAMR 은 퀄컴이 오토톡스 인수 과정에서 일부 정보를 규정 절차에 따라 신고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오토톡스는 차량 간(V2V), 차량-인프라 간(V2I) 통신 기술(V2X)에 강점을 가진 업체로 자동차용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이 높다.
퀄컴은 지난 6월 오토톡스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고 발표했으나 중국 당국이 이를 문제 삼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미·중 간 반도체 패권 경쟁 속 미국 기업을 견제하려는 중국의 전략적 대응으로 해석하고 있다.
퀄컴이 중국 당국과 M&A 문제로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퀄컴은 2016년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를 약 50조원에 인수하려 했지만, 중국의 승인 지연으로 2018년 인수를 포기했다. 당시 퀄컴 경영진은 "지정학적으로 어려운 환경 때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의 이번 조사는 미국이 반도체 수출·설계 소프트웨어 제공을 제한하는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대중 제재를 강화하는 가운데 시작됐다. 이에 맞서 중국은 최근 엔비디아의 이스라엘 멜라녹스 인수 건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진행하는 등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응해 별도의 조사에 착수했으며 미국산 아날로그 반도체에 대해서는 반덤핑(부당 저가판매) 조사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