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서 LX하우시스 대표(왼쪽), 김현수 현글라스 대표(오른쪽)./사진=지선우 기자

LX하우시스가 하도급 업체 갑질·선급금 분식회계 의혹으로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이번 사건은 LX하우시스와 20여년 간 협력을 맺은 현글라스 측이 의혹을 제기하며 불거졌다.

14일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는 노진서 LX하우시스 대표와 김현수 현글라스 대표가 출석해 하도급법 위반·선급금 등 관련 사안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노 대표는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하도급 위반 사항이 발견됐다"고 지적하자 전면 부인했다.


이날 이 의원은 LX하우시스에 현글라스와 대진글래스 두 협력사와 하도급 계약서를 작성했는지 물었다. 계약서 없이 카톡·이메일 등으로 협력사에 지시를 내린 것을 지적한 것이다. 협력사와 단가 인상 협의를 하지 않은 점도 비판했다. 그는 "대진글래스의 경우 7년째 2018년 단가를 적용하고 있다. 수차례 단가 인상 요청을 했음에도 협의하지 않았다"며 하도급법 16조 2항을 위반했다고 했다. 해당 법에 따르면 협력업체가 단가 요청을 하는 경우 10일 이내에 협의를 개시해야 한다.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제시된 LX하우시스 하도급 관련 자료./사진=지선우 기자

단가를 맞춰주지 않을 경우 협력사는 공사를 진행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된다. 2020년부터 2024년 사이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요인으로 원부자재 값이 급등했다. LX하우시스 측에서 이를 단가에 반영해주지 않으면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년 동안 LG(현 LX하우시스)와 함께하며 13년 이후 단 한번의 단가 인상·정산 등을 받아본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134억원을 (LX하우시스로부터)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LX하우시스 측과 계약을 맺은 금액과 현글라스 측에 지출한 금액이 이만큼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그는 "회사는 부도로 80명의 직원 모두 흩어져 실업급여로 생활을 연명하고 있다"고도 했다.

LX하우시스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노 대표는 선급금을 대여금으로 변경했다는 의혹을 두고 "협력업체 운영자금 부족을 해결하고 운전자금을 보전해주기 위함"이라며 "하우시스 유리사업을 LX글라스로 매각하면서 법인이 바뀌어 선급금이 대여금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현글라스 부도를 두고도 "현글라스의 재무상황 악화에 따른 것이지 무관하다"고 했다. LX하우시스 측은 현글라스가 재무사정이 어려워져 원부자재 매입 대금 결제를 하지 못했고 판유리 공급업체로부터 직접 자재를 구입하지 못해 대리점 등을 통해 자재를 구입해 거래 단계가 늘어나 매입 비용이 늘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