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호조로 신세계의 3분기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면세점 부문은 인천공항의 높은 임대료 탓에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부진을 해겷하기 위해 발탁된 이석구 대표(사진)의 해결책을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신세계

신세계가 강남점 리뉴얼 효과에 힘입은 백화점 부문의 호조 덕에 3분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높은 인천공항 임대료로 적자를 피하지 못한 면세점 부문이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의 위기 속 새로 지휘봉을 잡은 이석구 대표(76)가 제시할 해법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신세계의 올해 3분기 예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1조6371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4.68% 늘어난 1068억원으로 예상됐다.


면세점 부문(신세계디에프)은 매출 상승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 임대료 부담이 지속되면서 3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도 각각 197억원, 3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장민지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내점 매출은 감소했으나 공항 매출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을 것"이라며 "다만 인천공항 여객 수 증가에 따른 임차료 부담 확대로 영업손실은 전분기 대비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앞서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며 지난 5월 법원에 조정을 신청했다. 법원은 최근 임대료를 25~27% 인하하라며 면세점의 손을 들어줬으나 인천공항공사가 이를 수용하지 않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함께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던 신라면세점은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신세계는 지난달 26일 면세점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이석구 대표를 발탁했다. 그는 2011년부터 10년 이상 스타벅스코리아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끌어 온 인물로 조선호텔앤리조트로 자리를 옮겨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3년부터 대표를 맡았던 신세계라이브쇼핑에서도 단독 패션 브랜드를 선보이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 대표가 수익 중심의 경영 및 체질 개선을 추구하는 스타일인 만큼 어렵다. 장기간 적자가 누적돼 온 공항 면세점 철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디에프 측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상황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본업인 백화점 사업에서는 견조한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식품관 리뉴얼을 마친 강남점을 중심으로 방문객이 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달 신세계 강남점 식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5% 늘었다.

최장 10일의 추석 연휴로 인해 백화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데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겨울옷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는 점도 호재다. 신세계백화점의 추석 연휴 기간 일평균 매출액과 고객 수는 전년 대비 각각 25.5%, 28.6%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4분기 본점 리뉴얼을 마치고 재개장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본점 리뉴얼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내년에도 무난하게 실적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장 연구원은 "연말 본점 리뉴얼 효과가 더해질 경우 향후 백화점 매출 성장률 가시성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지난 1분기 본점 외국인 매출 비중이 18% 수준임을 감안할 때 리뉴얼 완료 시 외국인 매출 확대가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연매출 3조원 규모 신세계 강남점과 1조원대 본점이 각각 3분기와 4분기에 리뉴얼을 마치고 재개장할 예정"이라며 "이들 점포는 외국인 방문 비중이 높은 만큼 재개장 이후 실적 회복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