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개입 의혹' 관련 핵심 인물인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대가 없이 대의를 위해 여론 조사를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공천개입 의혹을 받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통일교 뇌물·공천 개입 등 혐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싶어 여론조사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23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전날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명씨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김 여사에게 총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58차례 제공했다는 특검팀의 공소사실에 대해 부인했다.


명씨는 재판 내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돈을 받은 사실이 없는데도 여론조사 문제로 추궁당하는 것에 대해 억울하다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검팀을 향해 "한 가정을 도륙한다" "1년간 제 인생이 망가졌다" "우리 아이가 학교에 못 간다"라고 말하는 등 감정적으로 대응해 재판부로부터 제지받기도 했다.

이날 재판장은 명씨에게 윤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이나 의뢰 없이 본인의 비용으로 비공표용 여론조사 26회(전달 4건)를 실시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비용을 누가 부담했느냐'는 질문에 명씨는 "제가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전부 (비용을 부담한 게) 맞냐'고 묻자 "네"라고 말했다. 명씨는 "제가 한 거다. 의뢰 없이 걱정돼서. 돈 출처도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장이 '의뢰도 요청도 안 했는데 증인이 진행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하자 명씨는 "대의 때문이라고 검찰에게도 말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는데 숲을 지키기 위해 탈원전하는데 제가 성향이 보수였는데 제가 보기에는 문재인 정부가 잘못된 거 같았다. 김영선에게 돈 받을 겸 해서 겸사겸사 (윤석열을) 도와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을) 당선시키고 싶었다. 제가 학벌이 있냐 뭐가 있냐. 저를 인정해줬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명씨가 지난 2022년 4월3일 이 사건 최초 폭로자인 강혜경씨와 통화한 녹취파일을 재생하기도 했다. 녹취에는 명씨가 김영선 전 의원을 '우리 캡틴'이라고 지칭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검팀은 명씨가 김 전 의원의 당선을 돕고 정치적·경제적 이득을 취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명씨는 "그 사람(김영선)이 (경선) 나가는데 당연히 캡틴이라고 한 거다. '여론조사 돌리는데 잘 나오게 해주세요. 잘 부탁합니다' 이런 얘기 안 하는 사람이 있느냐"며 "떡 잘 좀 빻게 해 달라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영선을 위한 게 아니라 김영선한테 (내가) 돈 받을 게 있다"며 "맨날 (경선에서) 떨어져서 돈을 안 준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