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12일부터 모바일 앱 내 와우 멤버십 탈퇴 과정을 기존 4단계 이상에서 2단계 수준으로 축소했다. /사진=쿠팡

쿠팡이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의 해지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그동안 복잡한 단계와 회유 문구로 소비자의 해지를 어렵게 한다는 이른바 '다크패턴'(Dark Pattern) 논란을 빚어왔으나 정부 당국의 개선 요구를 전격 수용한 조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날부터 모바일 앱 내 와우 멤버십 탈퇴 과정을 기존 4단계 이상에서 2단계 수준으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와우 멤버십을 해지하려는 고객은 쿠팡 앱 '마이 쿠팡' 탭의 '와우 멤버십' 설정 화면에서 '해지하기' 버튼을 누른 뒤, 곧바로 '해지신청 완료하기'만 선택하면 즉시 해지 처리가 된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소비자를 피로하게 했던 '해지 방어' 절차의 삭제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해지 버튼을 눌러도 "지금 해지하면 혜택이 사라진다"는 식의 팝업 창이 뜨거나 "서비스 개선을 위해 이유를 알려달라"는 식의 설문조사를 거쳐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심지어 일부 단계에서는 모바일 앱이 아닌 PC 버전으로 이동을 유도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돼 왔다.


이번 조치로 이러한 필수 설문조사와 광고성 회유 문구, PC 버전 이동 등의 불필요한 단계가 모두 사라지게 됐다.

쿠팡의 이번 조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 등 정부 당국의 지속적인 개선 요구에 따른 것이다. 앞서 개보위는 쿠팡의 회원 탈퇴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메뉴를 찾기 어렵게 설계되어 있어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들이 가입은 쉽게, 해지는 어렵게 만드는 방식을 고수해 왔으나 최근 정부의 다크패턴 규제 강화 기조에 맞춰 시스템을 정비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쿠팡플레이 스포츠 패스' 가입자는 구글·애플 등 앱 스토어 인앱결제 시스템의 특성상 해당 스토어에서 먼저 구독을 해지해야 와우 멤버십 해지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