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공사비 7700억원의 서울 여의도 대교아파트(총 576가구·1975년 입주) 재건축 사업 시공사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선정될 전망이다. 올해 업계 1·2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수주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오는 15일 대교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우선협상대상자인 삼성물산의 수의계약 체결이 예상된다. 대교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수의계약 체결이 예상되지만 조합원의 찬반 투표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9월 두 차례 진행된 대교아파트 시공사 입찰에 단독 참여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경쟁 입찰이 두 차례 이상 유찰되면 수의계약을 인정한다.
예정 공사비는 3.3㎡(평)당 1120만원으로 총 7721억원 수준이다. 삼성물산이 대교아파트 시공권을 확보하면 올해 정비사업 수주금액은 8조3222억원으로 증가한다. 삼성물산은 올 들어 현재까지 약 7조5501억원의 수주고를 올려 정비사업 수주 1위 현대건설(누적 9조원)을 추격하고 있다.
도시정비 왕좌 '막판 스퍼트'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41번지 일대 576가구를 지하 5층~지상 49층, 4개동, 912가구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여의도 재건축은 한강변 입지와 도심 비즈니스 중심지라는 이점을 바탕으로 향후 높은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방식(패스트트랙) 첫 사업장이라는 상징도 가졌다. 대교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며 기부채납 시설로 인근 학교 학생들과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체육센터를 조성한다. 연면적 약 1만1000㎡ 규모로 25m 6레인의 실내 수영장, 골프연습장, 요가실 등도 제공한다.
대교아파트는 여의도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 가운데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조합 설립 11개월 만인 지난 8월 여의도 12개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먼저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획득했다.
당초 시공사 후보에 롯데건설도 유력 경쟁 상대로 예상됐지만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업계는 정부의 이주비 대출 등 규제로 건설업체들이 조달금리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 것으로 봤다.
현대건설은 이날 부산 사직5구역 재개발 사업(공사비 약 3567억원)을 수주해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9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세 차례 단독 입찰한 서울 성북구 장위15구역 재개발 사업(공사비 약 1조4663억원)의 수주도 유력한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오는 29일 장위15구역 수주 확정 시 누적 수주액 10조원을 돌파한다. 업계 최초 정비사업 수주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같은 날 삼성물산도 DL이앤씨와 컨소시엄을 이뤄 은평 증산4구역(1조9435억원)의 추가 수주를 노린다.
다만 삼성물산이 10조 클럽을 달성하려면 추가 대형 수주가 필요하다. 증산4구역은 컨소시엄 사업으로 삼성물산 지분은 9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삼성물산 측은 시공 비율을 공개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