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2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윤범 회장 /사진=임한별 기자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와 손잡고 추진하는 테네시주 클락스빌 대규모 제련소 건설을 두고 증권가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투자로 고려아연의 미국 내 핵심 광물 공급망 재편 파트너로서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 광물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력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고려아연 제련소를 계기로 한미 안보 협력도 강화됐다는 평가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증권가는 클락스빌 제련소 프로젝트를 통해 고려아연이 한미 경제안보 동맹의 상징적 자산이자 미국의 전력적 파트너로 부상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홍광표 맥쿼리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는 MP머티리얼즈 투자에 이어 희토류 제련 역량을 자국으로 회귀시키기 위해 고려아연에도 투자하고 있다"며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의 전략자산으로 부상했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에 약 1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와 기업은 고려아연의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10%를 확보하고 약 2조9000억원을 제련소에 투자하며 전략적 관계를 공고히 했다. 지난 15일 고려아연은 미국 국방부·상무부와 전력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투자 규모를 자본적 지출 기준 약 10조원, 운영자금과 금융자금 약 1조원으로 배정했다.

내년부터 부지 매입을 시작으로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되며 2029년부터 단계적 가동과 상업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연간 약 110만톤의 원료를 처리해 54만톤 규모의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아연·연·동 등 산업용 기초금속을 비롯해 금·은 등 귀금속과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텔루륨·카드뮴·팔라듐·갈륨·게르마늄 등 전략 광물, 반도체용 황산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정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를 두고 "작은 온산 제련소의 미국 상륙"이라고 평가하며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가 생산할 광물들은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방위산업 등에 필요한 원재료로 전략 광물 밸류체인 다변화를 추진하는 미국의 수요와 맞아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해당 광물들은 미국의 수입 의존도가 대부분 높은 품목으로 미국 내 수요처를 중심으로 한 판매도 원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서 고려아연이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음을 의미한다"며 "단순한 민간 투자를 넘어 한미 경제안보 동맹의 상징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