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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SVB(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면서 국내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하락했다. 시장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국고채, 은행채 등으로 몰리면서 채권가격 상승(금리 하락)이 지속된 영향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전날 신용대출 금리는 4.79~6.19%로 금리 하단이 0.616%포인트 하락했다. 은행채 5년물의 금리는 3.9%로 열흘 사이 0.387% 내려오면서 금리가 내려간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올 것으로 지목된 스위스 CS(크레디트스위스)가 투자은행 UBS에 인수됐으나 금융시장 불안에 채권금리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SVB 사태 직전인 지난 9일 연 3.858%에서 연 3.4%(16일 기준)까지 하락했다. 일주일 사이 0.04%포인트 내린 셈이다.
SVB 사태로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부각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고강도 긴축정책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로 은행의 위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국의 최종 기준금리 전망치는 6%에서 5.2%까지 하향 조정됐다"고 내다봤다.
금융당국은 은행에 대출자의 이자 부담을 내려줄 것을 당부했고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3%대로 내려왔다. 올해 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29%포인트 낮은 3.53%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사상 처음으로 4%대를 넘어선 후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오는 5월에는 금융회사 53곳의 신용대출 금리를 비교할 수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나온다. 대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금융권의 금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출금리도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소비자가 플랫폼에서 중도상환수수료와 상환가능여부를 정확히 파악하면 대출금리 경쟁이 일어나 금리가 내려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채권금리 하락세에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