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제55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있다. /사진=포스코
지난 17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제55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있다. /사진=포스코

포스코홀딩스 이사회가 최정우 회장 사람으로 평가되는 인사들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임기 완주를 위한 포석을 쌓았다. 정부가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포스코홀딩스는 1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55기 정기주주총회서 사내이사 정기섭, 유병옥, 김지용 선임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들은 최 회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측근으로 2018년 7월 이후 시작된 최 회장 재임 동안 포스코그룹 내에서 요직을 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포스코그룹의 순혈주의를 깬 대표적 인물인 정기섭 사장은 오랫동안 최정우 회장과 손발을 맞췄다. 2014년 최 회장이 대우인터내셔널 기획재무부문장 부사장으로 일하던 시절에 정기섭은 경영기획실장으로 함께 근무했다. 이후 2017년까지 약 3년 동안 최 회장과 함께 재무부문에서 합을 맞췄다.

재선임된 유병옥 부사장은 지난해 3월부터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팀장직을 수행하며 최 회장이 주력으로 추진하는 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신규 선임된 김지용 부사장은 포스코 신소재사업실장, 인도네시아 PT·KP 법인장, 광양제철소장, 안전환경본부장 등을 거쳤으며 역시 최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이사회 구성은 내년 3월까지인 최 회장의 임기 완주를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구현모 KT 대표가 외부 압박에 연임을 포기한 것을 거울삼아 내부에서 힘을 실어줄 인사들을 배치했다는 관측이다.


재계에선 KT 다음으로 포스코의 경영진이 교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최 회장은 재계 순위 6위에도 불구하고 12명의 최고경영자(CEO)가 함께한 윤석열 정부의 방일 사절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앞서 최 회장은 올해 초 윤 대통령이 참석한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 불참했다.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 순방에 함께한 1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경제사절단에도 끼지 못했다.

정부의 홀대에도 포스코는 정부 정책 참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15일엔 외교부의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한 입장 발표에 따라 가장 먼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40억원을 출연했다.

대내외 위기설을 의식한 듯 최 회장은 지난 17일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를 보완할 점이 있다면 적극 반영해 국내외 모범이 되는 지배구조를 갖춘 대표적인 회사로 거듭나겠다"면서 "주주총회 이후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선진 지배구조 TF를 발족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지난해 회사로부터 28억9300만원을 수령했다. 전년(18억2900만원)과 비교했을 때 58.2% 늘었다. 급여는 1억여원 올라 10억300만원을 기록했으나 상여가 9억2600만원에서 18억82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작년 보수를 토대로 최 회장 일당을 따져보면 1170만원 정도가 된다. 연간 급여를 1년 중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 등을 뺀 근무일 수(247일)로 나눈 결과다. 하루에 8시간 일한다고 가정하면 시급은 146만원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