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엔무브 지크 제로. / 사진=SK이노베이션
SK엔무브 지크 제로. / 사진=SK이노베이션

국내 정유사들의 윤활유 사업이 실적 효자로 거듭나고 있다. 주력 사업인 정유부문의 실적이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며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윤활유가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S-Oil),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년대비 큰 폭으로 축소됐다.


정유4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1조45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4% 급감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정유부문 수익이 줄어든 탓이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수입원유의 기준점인 두바이유의 올해 1분기 평균 가격은 배럴당 80.34달러로 지난해 동기(95.58달러) 15.9% 하락했다. 통상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미리 사둔 원유의 재고가치가 떨어져 손실이 발생한다.

반면 비정유 부문인 윤활유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며 정유업계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윤활유 부문 실적은 매출 1조3023억원, 영업이익 2592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2% 늘었다.


윤활유 부문 매출은 전체 매출(19조1429억원)의 7%에 그치지만 영업이익은 전체 영업이익(3749억원)의 69.1%를 차지한다.

에쓰오일의 1분기 윤활유 사업 실적은 매출 7625억원, 영업이익 1958억원이다. 전체 매출(9조776억원)에서 윤활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8.3% 수준이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37.9%였다.

GS칼텍스도 1분기 윤활유 부문에서 매출 5775억원, 영업이익 1256억원을 거뒀다. 윤활유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711억원) 대비 77% 증가했으며 전체 영업이익의 40.9%를 차지한다.

HD현대오일뱅크도 1분기 윤활기유 영업이익이 308억원으로 88% 증가하며 전체 영업이익의 2590억원의 11.8%를 차지했다.

영업이익률도 높다. SK이노베이션의 유활유 영업이익률은 19.9%다. 100원을 팔아 20원 가량을 남겼다는 의미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의 윤활유 영업이익률도 각각 25.6%, 21.7% 수준이다.

윤활유는 각종 기계요소의 활동부나 전동부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마찰을 감소시키며 기계 장치의 수명 연장 등을 돕는 역할을 한다. 주로 자동차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다른 산업에서도 두루 사용되기 때문에 꾸준히 수요가 창출된다.

최근엔 전기차 시대로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전기차용 윤활유의 성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도 전기차용 윤활유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IS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은 연평균 29% 성장해 오는 2031년 약 23조원(17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