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코리아가 이번 회계연도 2000억원의 배당금을 책정했다. 사진은 국내 코스트코 매장 간판. /사진=장동규 기자
코스트코코리아가 이번 회계연도 2000억원의 배당금을 책정했다. 사진은 국내 코스트코 매장 간판. /사진=장동규 기자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의 국내 연매출이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대규모 배당금을 미국에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 사회적 공분을 산 코스트코가 국내 기부금을 줄이면서 미국 본사의 배를 채웠다는 점에서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21일 코스트코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 회계연도(2022년 9월1일∼2023년 8월31일) 매출은 6조678조원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코스트코의 연매출이 6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계연도 기간 영업이익은 1887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1417억원으로 3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부금은 11억8000만원으로 8.1% 감소했다.

눈에 띄는 것은 배당금이다. 코스트코코리아가 이번 회계연도에 책정한 배당금은 2000억원으로 이전 회계연도 배당금(709억원)의 3배에 달한다. 이번 회계연도 순이익보다도 많다. 코스트코코리아의 지분은 미국 코스트크로홀세일 본사가 100% 보유하고 있어 배당금은 모두 미국 본사로 넘어가게 된다.

이 같은 성과를 내는 코스트코코리아는 노동자 사망 사건 등 노동환경 개선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6월19일 코스트코코리아 하남점에서 카트를 밀던 직원 김씨가 숨졌다. 김씨는 사망 이틀 전인 6월17일부터 폭염 상황에 그대로 노출된 채 장시간 땀을 흘리며 과로했다. 김씨의 휴대폰 앱(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사망 직전 사흘 간 하루 평균 22㎞를 걸은 것으로 집계됐다. 마트산업노조와 유족 측은 김씨의 죽음이 산업 재해라고 주장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미온적인 대응으로 뭇매를 맞았다. 코스트코의 사과조차 받지 못한 유족 측은 8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했고 공단은 이를 승인했다.

지난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는 "자식이자 형제를 잃으신 가족분들에 다시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씨 사망 후 약 4개월 만의 첫 공식 사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