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을 제2 반도체 산업으로 키우기로 하면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2022 세계 바이오 서밋'에서 세계 각국 정상과 보건당국 관계자, 국제기구의 주요 인사 및 글로벌 기업의 대표 300여명이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을 제2 반도체 산업으로 키우기로 하면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2022 세계 바이오 서밋'에서 세계 각국 정상과 보건당국 관계자, 국제기구의 주요 인사 및 글로벌 기업의 대표 300여명이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차세대 먹거리 바이오헬스케어… 정부가 나선다
②의료계 반발 이겨낼까…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 핵심은
③"바이오헬스케어, 정부 지원받아도 힘들다"… 이유 들어봤더니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해외 수출길을 넓히고 있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신약을 통해서다. 글로벌 무대만 넓히는 것이 아닌 '매출'이라는 성과도 본격적으로 내고 있다. 업계에선 연 매출 1조원 규모 국산 신약이 등장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내놓는다. 윤석열 정부는 제약바이오 산업을 반도체에 이은 핵심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공개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에 힘을 싣고 있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의 판매 지역을 확장하고 있다. 펙수클루는 위식도역류질환 국산 34호 신약으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제제다. 칠레 공중보건청(ISP) 산하 국립의약품청(ANAMED)은 지난 2월25일 대웅제약의 펙수클루를 품목 허가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1월 필리핀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개국에서 펙수클루의 품목허가를 이끌어냈다.

칠레는 중남미 시장의 요충지다. 위식도역류질환 질환 관련 중남미 4위 시장규모를 갖춘 데다 아르헨티나 등 남아메리카 주요국의 허가 참조국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칠레 품목허가가 멕시코와 브라질, 페루 등 중남미 지역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바라봤다. 현재 펙수클루는 기술수출 계약을 통해 진출한 중국과 미국 등을 포함해 총 19개국으로 발을 뻗었다.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의 무대를 총 35개국으로 확장했다. 케이캡의 품목허가를 이끌어 낸 국가는 몽골·중국·필리핀·인도네시아·싱가포르·멕시코 등 6개국에 이른다. HK이노엔은 글로벌 시장을 꾸준히 확장해 2030년까지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인포그래픽은 연도별 국내 바이오산업 규모. /그래픽=강지호 기자
인포그래픽은 연도별 국내 바이오산업 규모. /그래픽=강지호 기자

한국 신약은 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엑스코프리)는 지난해 미국에서 169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116.3% 증가한 수치다. 세노바메이트는 2020년 5월 미국에 출시된 이래 10분기 연속 매출액이 성장했다. 지난 12월 월간 처방수는 1만7563건으로 경쟁 신약의 32개월 차 평균 처방수의 약 1.9배 수준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현지 의료 전문가와 환자들을 대상으로 보다 공격적인 영업·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전신 발작 적응증과 투약 가능 연령층을 성인에서 청소년까지 확대하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어서 추가적인 매출 증가세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올해 미국 목표 매출액을 2700억~3000억원으로 정했다.

국산 33호 신약인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신약 롤론티스(미국명 롤베돈)는 미국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롤론티스는 국산 신약 가운데 여섯 번째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한미약품 파트너사 스펙트럼에 따르면 롤론티스는 지난해 10월 출시 이래 3개월 동안 1000만달러 규모의 매출을 냈다. 70여곳의 거래처가 롤론티스를 구매했고 전체 클리닉 시장의 22%를 차지하는 상위 3개 종양 네트워크에서도 롤론티스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스펙트럼은 올해 롤베돈의 목표 매출액으로 1억달러를 제시했다.

유한양행이 2018년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최대 1조 40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한 국산 31호 폐암 신약 렉라자도 미국 진출을 앞뒀다. 얀센은 지난해 9월 렉라자와 리브레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병용 요법이 미국 FDA 허가시 연간 매출액이 50억달러 이상의 시장 가치를 보유했다고 발표했다.

인포그래픽은 2020~2021년 바이오 수출 규모. /그래픽=강지호 기자
인포그래픽은 2020~2021년 바이오 수출 규모. /그래픽=강지호 기자

"5년 내 바이오헬스 6대 강국"

정부는 최근 바이오헬스케어의 글로벌 주도권을 움켜잡기 위해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5년 내 2개를 개발하고 의약품 수출 규모를 현재 82억달러에서 160억달러까지 약 2배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디지털 신시장 창출과 바이오헬스 수출 활성화를 위해 ▲데이터 기반 의료·건강·돌봄 서비스 혁신 ▲바이오헬스 산업 수출 활성화▲첨단 융복합 기술 연구개발 강화 ▲바이오헬스 첨단 전문인력 양성, 창업 지원 강화 ▲법·제도 및 인프라 구축 등 5대 핵심 과제를 내세웠다. 제약바이오 산업 분야 세계 6위, 의료기기 세계 5위의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자금 지원 계획을 내놨다. 361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 금융을 활용해 바이오 기업의 수출자금을 지원하고 무역보험료 할인(20%)과 한도 우대(최대 2배) 등을 언급했다. 2030년까지 국가신약개발사업에 2조2000억원 규모로 지원할 계획이며 1조원 규모의 K-바이오백신 펀드 등 메가펀드를 조성할 방침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디지털·바이오헬스 분야의 글로벌 중심국가로 도약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첨단 융복합 기술의 연구개발 지원을 확충하고 인재 양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