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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과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에서 양 팀 선수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
'널 넘어야 유럽으로'… 세기의 라이벌, 상황도 엇비슷
토트넘 홋스퍼와 아스날은 오는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두 팀의 역사적인 라이벌리는 축구팬들에게 이미 유명하다. 아스날과 토트넘의 대결은 두 팀이 연고를 둔 지역의 이름을 따 '북런던 더비'(North London Derby)로 불린다. 현대로 넘어오면서 다소 완화된 감이 있지만 원래는 잉글랜드를 넘어 세계에서도 손꼽힐 만큼 거친 라이벌전이었다.
서로를 향한 두 팀의 악감정은 한 세기동안 이어졌다. 1910년대 초반 템즈강 남쪽에 있던 아스날이 북런던으로 연고를 옮기며 오랜 악연이 시작됐다. 두 팀은 1919년 1부리그 승격 문제를 두고 또 한번 부딪힌다. 당시 2부리그 5위였던 아스날이 22개팀으로 참가 폭이 넓어진 1부 승격을 위해 적극적으로 로비를 펼쳐, 1부 최하위였던 토트넘을 2부로 끌어내리는 일이 일어났다. 이밖에 1970년대 골키퍼 팻 제닝스, 2000년대 수비수 솔 캠벨(이상 토트넘→아스날, 제닝스는 이후 토트넘으로 재이적)의 이적 문제가 겹치기도 했다. 두 팀 팬들이 서로만 봐도 이를 갈 수밖에 없다.
서로를 넘어야 분이 풀리는 두 팀이 시즌 막판 조우한다. 공교롭게 두 팀이 현재 처한 상황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이 있다. 아스날(승점 50점)과 토트넘(49점)은 34라운드까지 치른 2019-2020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각각 8위와 9위에 올라있다. 이름값으로만 따지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경쟁을 펼칠 팀들이 중위권에서 헤매고 있는 형국이다.
아스날과 토트넘은 모두 이번 시즌 중반 감독을 교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토트넘이 빨랐다. 12라운드까지 3승5무4패 승점 14점으로 리그 14위까지 곤두박질치자 11월 중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경질했다. 후임자로는 유럽 명문 구단을 두루 거친 '우승 청부사' 조세 무리뉴가 왔다. 한달 뒤에는 아스날이 성적 부진에 불화설까지 휘말린 우나이 에메리 감독과 결별했다. 새 지도자로는 현역 시절 아스날 주장을 맡았던 미켈 아르테타가 임명됐다. 시즌 중반 감독이 바뀐 만큼 이번 시즌은 사실상 과도기에 가깝다.
유럽클럽대항전 진출을 노린다는 점도 비슷하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마지노선인 4위 레스터 시티(승점 59점)와의 격차가 각각 9, 10점이 난다. 4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이 격차를 좁히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한단계 낮은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노려야 하나 이쪽도 경쟁이 쟁쟁하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쫓는 5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58점)를 필두로 울버햄튼(52점), 셰필드 유나이티드(51점)가 3~4점차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남은 4경기 중 한 경기라도 미끄러진다면 다음 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진출 가능성이 눈에 띄게 희박해진다. 13일 경기를 두 팀 모두 허투루 임할 수 없는 이유다.
공통의 목적을 가진 두 팀이지만 현재 처한 상황은 미묘하게 다르다. 둘 모두 새 감독을 들여와 변화를 꾀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나 이 변화의 결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단기를 지나며 확연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커리어로만 보면 아르테타가 무리뉴에게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무리뉴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컵만 2번을 든 명장이다. 유럽의 변방 FC 포르투(포르투갈)를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무리뉴는 잉글랜드(첼시, 맨유) 이탈리아(인터밀란) 스페인(레알 마드리드) 등 소위 말하는 유럽 빅리그를 거치며 한 번씩 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반면 아르테타는 현역 은퇴 이후 맨시티에서 3년여 동안 수석코치직을 맡은 게 지도자 생활의 전부다. 비교 수준이 다르다.
하지만 2020년, 특히 코로나19 중단기 이후 두 감독의 기세는 극과 극을 향해 달려간다. 실질적인 결과를 노리고 영입된 무리뉴 감독은 초반 순항하는 듯 했으나 해리 케인, 손흥민 등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각종 컵 대회에서 줄줄히 탈락했다. 하지만 부상자가 돌아온 뒤에도 토트넘의 상황은 그다지 호전되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재개를 앞두고 "6명의 훌륭한 선수들을 기용할 수 있게 됐다"라며 자신감과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재개 이후 이 선수들이 한꺼번에 경기장 위에 선 경우는 많지 않다. 7월 들어서는 리그에서 1승1무1패에 그쳤다. 특히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본머스(0-0 무)와 셰필드(1-3 패)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거두지 못하며 순위 상승에 실패했다. 가장 최근에 열린 본머스전에서는 주축 공격수 손흥민을 플레이메이커로 두고 미드필더 에릭 라멜라를 케인과 투톱처럼 올리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전술도 꺼내들었다. 팀이 겪고 있는 전반적인 혼란이 그대로 노출됐다.
반면 아르테타 감독은 정중동(靜中動) 속 행보를 보인다. 2020년 첫 경기였던 맨유전을 2-0으로 잡아낸 아르테타 감독은 3월 중순 리그가 중단되기 전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4승4무 무패행진을 달렸다. 재개 이후 첫 2경기(맨시티,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에서 연패를 당하며 불안감이 노출됐으나 지난달 26일 사우스햄튼전에서 2-0 쾌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7월달 3경기도 2승1무로 아직 패배가 없다. 기세 면으로만 따지면 아스날 쪽으로 무게추가 기운다.
토트넘도 기대할 부분은 존재한다. 여전히 기용 가능한 선수들만 보면 토트넘 쪽으로 시선이 쏠린다. 케인을 필두로 손흥민, 루카스 모우라, 베르흐베인, 무사 시소코, 위고 요리스 등 주축 선수들이 건재하다.
반면 아스날은 주전 골키퍼 베른트 레노를 비롯해 수비수 파블로 마리,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 공격수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등이 부상으로 빠졌다. 기대를 모았던 젊은 미드필더 마테오 귀엥두지는 아르테타 감독의 구상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와 주전 경쟁을 펼치던 20세 공격수 에디 은케티아도 레스터전 퇴장 징계로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 악재가 겹친 아스날이다.
홈에서 토트넘의 승률이 좋았던 점도 변수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홈에서 17경기를 치러 10승3무4패를 거뒀다. 홈 성적으로만 따지면 리그 5위에 해당한다. 반면 아스날은 리그 17번의 원정 경기에서 4승8무5패에 그쳤다. 전체 10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안방에서 강했던 토트넘이 원정에서 약했던 아스날을 상대한다면 충분히 인상적인 기록을 기대할 만 하다.
두 팀의 역사적인 라이벌리는 축구팬들에게 이미 유명하다. 아스날과 토트넘의 대결은 두 팀이 연고를 둔 지역의 이름을 따 '북런던 더비'(North London Derby)로 불린다. 현대로 넘어오면서 다소 완화된 감이 있지만 원래는 잉글랜드를 넘어 세계에서도 손꼽힐 만큼 거친 라이벌전이었다.
서로를 향한 두 팀의 악감정은 한 세기동안 이어졌다. 1910년대 초반 템즈강 남쪽에 있던 아스날이 북런던으로 연고를 옮기며 오랜 악연이 시작됐다. 두 팀은 1919년 1부리그 승격 문제를 두고 또 한번 부딪힌다. 당시 2부리그 5위였던 아스날이 22개팀으로 참가 폭이 넓어진 1부 승격을 위해 적극적으로 로비를 펼쳐, 1부 최하위였던 토트넘을 2부로 끌어내리는 일이 일어났다. 이밖에 1970년대 골키퍼 팻 제닝스, 2000년대 수비수 솔 캠벨(이상 토트넘→아스날, 제닝스는 이후 토트넘으로 재이적)의 이적 문제가 겹치기도 했다. 두 팀 팬들이 서로만 봐도 이를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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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오른쪽)와 토트넘 홋스퍼 미드필더 델레 알리가 지난 2018년 12월 열린 두 팀의 카라바오컵(리그컵) 경기에서 언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
아스날과 토트넘은 모두 이번 시즌 중반 감독을 교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토트넘이 빨랐다. 12라운드까지 3승5무4패 승점 14점으로 리그 14위까지 곤두박질치자 11월 중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경질했다. 후임자로는 유럽 명문 구단을 두루 거친 '우승 청부사' 조세 무리뉴가 왔다. 한달 뒤에는 아스날이 성적 부진에 불화설까지 휘말린 우나이 에메리 감독과 결별했다. 새 지도자로는 현역 시절 아스날 주장을 맡았던 미켈 아르테타가 임명됐다. 시즌 중반 감독이 바뀐 만큼 이번 시즌은 사실상 과도기에 가깝다.
유럽클럽대항전 진출을 노린다는 점도 비슷하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마지노선인 4위 레스터 시티(승점 59점)와의 격차가 각각 9, 10점이 난다. 4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이 격차를 좁히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한단계 낮은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노려야 하나 이쪽도 경쟁이 쟁쟁하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쫓는 5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58점)를 필두로 울버햄튼(52점), 셰필드 유나이티드(51점)가 3~4점차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남은 4경기 중 한 경기라도 미끄러진다면 다음 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진출 가능성이 눈에 띄게 희박해진다. 13일 경기를 두 팀 모두 허투루 임할 수 없는 이유다.
기세에선 아스날 우위… 토트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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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 아르테타 아스날 감독(왼쪽)과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모두 이번 시즌 중반 팀 지휘봉을 잡았다. /사진=로이터 |
커리어로만 보면 아르테타가 무리뉴에게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무리뉴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컵만 2번을 든 명장이다. 유럽의 변방 FC 포르투(포르투갈)를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무리뉴는 잉글랜드(첼시, 맨유) 이탈리아(인터밀란) 스페인(레알 마드리드) 등 소위 말하는 유럽 빅리그를 거치며 한 번씩 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반면 아르테타는 현역 은퇴 이후 맨시티에서 3년여 동안 수석코치직을 맡은 게 지도자 생활의 전부다. 비교 수준이 다르다.
하지만 2020년, 특히 코로나19 중단기 이후 두 감독의 기세는 극과 극을 향해 달려간다. 실질적인 결과를 노리고 영입된 무리뉴 감독은 초반 순항하는 듯 했으나 해리 케인, 손흥민 등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각종 컵 대회에서 줄줄히 탈락했다. 하지만 부상자가 돌아온 뒤에도 토트넘의 상황은 그다지 호전되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재개를 앞두고 "6명의 훌륭한 선수들을 기용할 수 있게 됐다"라며 자신감과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재개 이후 이 선수들이 한꺼번에 경기장 위에 선 경우는 많지 않다. 7월 들어서는 리그에서 1승1무1패에 그쳤다. 특히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본머스(0-0 무)와 셰필드(1-3 패)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거두지 못하며 순위 상승에 실패했다. 가장 최근에 열린 본머스전에서는 주축 공격수 손흥민을 플레이메이커로 두고 미드필더 에릭 라멜라를 케인과 투톱처럼 올리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전술도 꺼내들었다. 팀이 겪고 있는 전반적인 혼란이 그대로 노출됐다.
반면 아르테타 감독은 정중동(靜中動) 속 행보를 보인다. 2020년 첫 경기였던 맨유전을 2-0으로 잡아낸 아르테타 감독은 3월 중순 리그가 중단되기 전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4승4무 무패행진을 달렸다. 재개 이후 첫 2경기(맨시티,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에서 연패를 당하며 불안감이 노출됐으나 지난달 26일 사우스햄튼전에서 2-0 쾌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7월달 3경기도 2승1무로 아직 패배가 없다. 기세 면으로만 따지면 아스날 쪽으로 무게추가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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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다가오는 아스날전에서 손흥민, 해리 케인(왼쪽부터) 등 주축 공격진을 모두 기용할 수 있다. /사진=로이터 |
반면 아스날은 주전 골키퍼 베른트 레노를 비롯해 수비수 파블로 마리,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 공격수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등이 부상으로 빠졌다. 기대를 모았던 젊은 미드필더 마테오 귀엥두지는 아르테타 감독의 구상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와 주전 경쟁을 펼치던 20세 공격수 에디 은케티아도 레스터전 퇴장 징계로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 악재가 겹친 아스날이다.
홈에서 토트넘의 승률이 좋았던 점도 변수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홈에서 17경기를 치러 10승3무4패를 거뒀다. 홈 성적으로만 따지면 리그 5위에 해당한다. 반면 아스날은 리그 17번의 원정 경기에서 4승8무5패에 그쳤다. 전체 10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안방에서 강했던 토트넘이 원정에서 약했던 아스날을 상대한다면 충분히 인상적인 기록을 기대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