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 /사진=뉴스1 정회성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 /사진=뉴스1 정회성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복합점포에 보험사도 입점하는 방안 검토를 지시했다. 보험업계는 들끓었다. 은행지주 보험사와 비은행 계열 보험사인 전업 보험사는 날 선 대립각을 형성해 각자의 논리를 내세웠다.

당국은 복합점포에험업을 추가해 지주사에 시너지 효과를, 소비자에게 폭넓은 선택권을 제공할 것이란 입장이다. 실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연 복합점포는 금융회사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복합점포, 소비자 편제공할까

현재 복합점포는 은행업과 증권업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복합점포에는 은행과 증권에 이어 보험업까지 포함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존에는 같은 건물에 은행과 증권사가 붙어 있다 하더라도 서로 간에 창구 사이를 벽으로 막고 출입구도 따로 둬야 했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이 한 공간에 은행과 증권사 창구를 동시에 놓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당시 보험업은 검토 미비를 이유로 제외됐다. 이후 은행·증권 신복합점포는 나날이 증가했다.

금융권 최초로 NH농협은 지난 1월 신복합점포 ‘광화문 NH농협금융 플러스센터’ 문을 열었다. NH농협은 올해 10곳 이상 추가적으로 복합점포를 더 만들 계획이다. 농협금융이 복합점포 경쟁에 뛰어들면서 다른 금융지주들도 기존 복합점포를 새롭게 단장하거나 새로운 점포 개설을 계획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복합점포 2개를 비롯해 올해 점포수를 10개로 늘릴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도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을 합친 복합점포 3곳에 올해 지점을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복합점포는 고객이 개인자산관리사(PB)에게 상담을 받듯 종합적인 금융 포트폴리오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 창출’이란 명목으로 주목 받았다. 앞으로 임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보험업까지 뛰어들면 복합점포에는 모든 종류의 금융업종이 한 곳에 입주하게 된다.

복합점포 확대를 바라보는 업계 및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특히 은행계 보험사와 전업계 보험사 간 입장이 갈린다. 농협생명, 신한생명 등 은행계 보험사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은행 계열 보험사 관계자는 “원스톱으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 편익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고, 금융 상품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역시 복합점포를 통해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지주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사의 시너지, 인적교류 등의 효과를 위해 복합점포에 보험업 추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보험업까지 추가된 복합점포를 통해 소비자는 한 자리에서 원하는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은행 고객이 보험사 즉시연금 상품을 소개받고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도 소개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면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권이 넓어진다는 이야기다.

이어 “고객 입장에서는 보험사를 방문해 상담 받는 불편함을 줄일 수 있어 시간적으로도 유용하다”면서 “특히 시간을 내기 쉽지 않은 직장인들에게 크게 편리한 제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H농협금융 복합점포. /사진=뉴스1 정회성 기자
NH농협금융 복합점포. /사진=뉴스1 정회성 기자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기존 은행·증권 복합점포조차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 보험업까지 추가해 혼란만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보험업계는 각자 이해관계만 내세우고 있는데 정작 아무도 소비자의 입장에서 복합점포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한곳에 모아 지주사의 시너지를 낸다는 것은 아직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 각자 이해관계 내세워 대립각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전업보험사들은 복합점포가 고객보다는 금융회사의 이득을 지향해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업험사 한 관계자는 “복합점포로 인해 보험업계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면서 “게다가 복합점포에서 계획에 없던 보험에 가입하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불완전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전업 보험사가 깨질까 우려하는 ‘방카슈랑스 25%룰’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방카슈랑스 25룰’은 은행이 특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것이다. 이 규정은 은행권 보험사의 독주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은행직원이 자사 계열사의 보험 상품을 추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실효성 논란에 이어 이해당사자와 정부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복합점포 확대 방안에 결론이 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