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O마켓 ‘X파일’. 별명: 온라인 마켓 선두주자. 이력: O오픈마켓 주간 판매순위 BEST 10. 흑역사: 박리다매 정신으로 판매량은 많았으나 배송 시스템이 엉망인 죄로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음. 능력: 초고속 마케팅 전환 능력. 주요 제품 당일 배송으로 전환. 무기: 저렴한 가격, 빠른 배송, 서비스 부문에서 ‘세 마리 토끼’ 모두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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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CJ대한통운 |
바야흐로 ‘택배’ 전성시대. 각 택배업체에 내려진 특명은 속도전이다. 24시간, 365일 택배 시대가 도래한 것. 설마 이런 날, 이 시간에, 이곳까지 배달될까란 고정관념은 버리는 게 좋다. 택배업체들은 이제 원천·구조적으로 불가능한 것도 다 나르겠다는 식이다.
그 배경에는 날로 치열해지는 유통업체의 배송 경쟁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모든 상품을 100% 배송 서비스로만 운영하는 온라인 마켓에서는 주문 후 상품이 고객에게 도착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온라인 마켓이 갖고 있는 최대 약점이 배송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기 때문.
실제 배송 약점을 이유로 오프라인 구매를 선택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이런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택배사를 비롯한 온라인 마켓들은 저마다 빠른 배송을 위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른바 新택배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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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 DB |
◆ 좋은 배송? = 빠른 배송!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최근 국내 최초로 배송용 ‘드론’(무인항공기)을 도입한 CJ대한통운이다. 대한통운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약 6개월간 독일 드론업체와 공동으로 연구해 ‘CJ 스카이도어’를 자체 개발했다.
현재 대한통운이 보유하고 있는 드론은 총 3대. 이 드론은 응급 구호품 운송이라는 목적으로 한국 지형을 최대한 감안해 특수 제작됐다. 방수 기능을 갖춘 화물함을 비롯해 전세계 화물 운송용 드론 가운데 유일하게 낙하산까지 구비했다.
이러한 장점을 가진 스카이도어는 향후 차량 접근이 쉽지 않은 섬이나 산간 지역 곳곳에도 배송을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CJ 측은 스카이도어를 긴급 구호품 운송 외 다른 분야에 활용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충분히 택배를 포함한 민간 서비스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CJ는 앞으로 보유 드론을 6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유통업계 최초로 ‘로켓배송’ 시스템을 도입한 쿠팡도 빼놓을 수 없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구조를 기존의 수수료 중심에서 직매입 상품으로 바꾸면서 직매입 상품에 대해 ‘로켓배송’을 시작했다. 택배사나 개별업체에 배송을 맡기던 기존 온라인 마켓의 배송을 직접 배송으로 전환한 것.
최근에는 일부 상품에 대해 ‘공휴일 배송’도 도입했다. 기존의 금·토요일 주문 시 배송에 3일 이상 소요 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 그 배경엔 전국 1000여명에 달하는 쿠팡맨이 있다. 서울 및 6대 광역시, 경기(일부지역 제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쿠팡맨들은 로켓배송으로 분류된 유아동용품, 생필품, 반려용품, 뷰티, 식품, 가구 등 쿠팡이 사입한 제품에 한해 배송을 맡고 있다.
쿠팡맨 활약 덕분에 판매량도 늘었다. 쿠팡은 최근 5월 2주차 로켓배송의 판매 수량이 1주차 대비 30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쿠팡은 오는 7월 말까지 쿠팡맨을 1800여명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쿠팡맨 채용에 나선다. 상반기 중으로는 2시간 배송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주문하자마자 집으로 가져다주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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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위크 DB |
◆ 당일배송·공휴일 배송 실현 분주
이러한 시장변화 조짐에 대처하기 위한 택배사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지고 있다. CJ대한통운을 선두로 업계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현대로지스틱스와 한진도 ‘당일 택배’ 카드를 빼들었다.
두 업체가 서울 장지동 가든파이브 일대에 공동으로 설립한 동남권 물류단지가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서 서울시내 ‘당일 택배’ 실현이 가능해 진 것이다. 당일배송을 실시하면 다른 택배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두 업체는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동남권 물류단지가 서울 시내 전체 물동량의 35% 가량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한다.
우체국은 ‘토요일 택배 배송’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우체국은 지난해 8월 집배원의 근로여건 개선과 주 5일 근무제 정착을 위해 토요일 택배 배송을 중단했다. 하지만 토요일 택배 중단으로 물동량이 감소하는 등 타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토요일 택배 재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체국이 다음달 출범을 앞두고 있는 공영 TV홈쇼핑의 택배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토요일 배송을 포기할 수 없게 됐다고 보고 있다.
말 그대로 불꽃튀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배송 전쟁에는 진화가 없으면 도태하는 ‘무한경쟁’의 생존논리가 지배한다. 더 이상 과거처럼 밋밋한 상품·일주일 걸리는 배송서비스로는 고객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택배서비스는 한층 편리하고 똑똑해졌다. 신속한 배달에 안전 도착은 필수. 덤으로 차별화된 X파일 전략을 얹어야 눈길을 끄는 셈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러한 시장의 흐름은 다시 말해 당일 배송과 섬세한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존재한다는 걸 의미한다”며 “배송 서비스가 수익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소비자 니즈를 맞추기 위한 택배사들의 경쟁 구도는 점점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