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서 구옥 리모델링이 인기다. 오래된 아파트나 단독주택을 고쳐 팔면 새
집처럼 만들 수 있고 현시세보다 비싸게 팔아 차익을 챙길 수 있어서다.

재테크도 리모델링이 필요한 시기다. 시세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려면 달라진 국내외 금융환경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예·적금을 비롯해 주식, 펀드, 보험, 절세까지 달라진 금융환경 변화에 대비한다면 짭짤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관심은 금융환경이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쏠린다. 재테크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유가상승 이슈에 주목한다. 또 10여년간 전성기를 누린 채권시장 판도도 달라질 것으로 내다본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는 재테크 포트폴리오 리모델링전략을 알아봤다.


 

[자산 리모델링] '금리·기름값'에 주목하라

◆신규투자처가 몰린다… 기대 ‘쑥쑥’
올해 재테크의 핫이슈는 연말로 예정된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적지 않다. 시장금리가 올라 대출자에겐 우울한 소식이지만 투자자에겐 새로운 신규투자처가 생겨 반길만한 뉴스다.

물론 일각에선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시장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글로벌시장에서 미국 금리인상 이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이미 변동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최근 달러가치가 오르고 금값이 떨어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럼에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된다면 글로벌자금은 어느 쪽으로든 이동할 수밖에 없다. 타이밍을 잘 잡아 수익률을 올리려면 과감한 결단력과 선견지명이 필요한 셈이다.


유가상승도 투자자를 유혹한다. 지난 10월7일(현지시간)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배럴당 50.07달러를 기록, 국제유가 50달러 시대를 재현했다. 국제유가가 50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해 8월11일(50.59달러)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국제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뜻한다. 석유와 화학 등 에너지분야와 이와 연계된 협력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기업에 긍정적지표로 쓰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점친다. 이는 석유수출기구(OPEC)가 8년 만에 감산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OPEC은 지난달 알제리에서 열린 비공식회의에서 현재 하루 3324만배럴인 원유생산량을 3250만배럴로 약 75만배럴 줄이는 데 합의했다.

김정환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원자재업종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며 “유가는 당분간 현시세보다 더 떨어지기 힘들어 보인다. 유가 관련 업종과 수출기업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악재 방어능력도 키워야 한다. 자동차와 해운, 조선업의 경우 유류비 인상으로 울상을 지을 수 있다. 따라서 관련 분야에 투자했다면 투자자금을 이동하는 등 전면 리모델링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사진=뉴시스 추상철 기자
/사진=뉴시스 추상철 기자

◆달라진 투자환경, 채권 전성시대 종말?
금리인상 이슈와 유가상승으로 채권시장도 변화를 맞고 있다. 실제로 중국과 일본은 ‘미국 국채 팔자’에 나서는 분위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도 금리인상 이전 보유채권을 내다 팔 가능성이 커졌다. 금리와 유가 상승에 따른 채권수익률 하락을 고려해 이른바 각국의 큰 손이 움직이는 것.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 10년간 전성시대를 누린 채권이 막을 내릴 준비를 하는 셈이다.

이는 달러화와 유가상승 영향이 크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국제투자자들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매입’에 매진했다. 이는 언제든 새로운 신규투자처가 생기면 투자자금을 빼 새로운 곳에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이 담겼다. 그런데 이번 금리인상기와 유가상승 이슈가 투자자를 유혹하는 데 충분한 재료로 쓰였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채권 전성시대가 곧 막을 내릴 것”이라며 “이젠 주식으로 투자 관심을 옮겨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미국의 대선 이슈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중 누가 차기 대통령에 오르는지에 따라 투자환경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트럼프는 미국 기업을 보호하고 다른 국가의 경제상황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만약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을 예상한다면 미국기업보호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미국 주가와 미국 기업 관련 펀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반면 힐러리가 당선될 경우 국내증시가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의 뜻을 밝히는 등 국제보호무역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신흥국 기업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한승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PB팀장은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재테크환경이 달라지는 것은 기정사실이다”며 “이제는 누가 어떤 방식으로 투자포트폴리오를 리모델링하느냐에 따라 수익성적표가 엇갈릴 것이다. 오르막을 타는 업종을 선택하고 정확한 타이밍에 뛰어드는 현명함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