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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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박씨는 시중은행 대출 신청 과정에서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그동안 한 번도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를 거래한 경험이 없었는데 개인신용등급이 5등급으로 책정된 것. 10등급 기준으로 중위권에 해당하는 점수다.
박씨는 "대출거래가 없으면 당연히 신용평점도 높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지만 뒤늦게 은행 직원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 주부 윤씨는 개인신용정보를 한 번도 조회한 적이 없다. 신용정보 조회를 했다가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덜컥 겁이 났다. 그는 평소 자신의 신용평점에 대해 궁금했지만 선뜻 알아보기가 힘들어 지금은 포기한 상태다.

신용등급으로 개인이 평가받는 시대다. 개인 신용등급에 따라 은행에서 책정하는 금리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높으면 시중은행에서 연 2~3%대 수준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가 되면 수십, 수백 배의 이자를 내고 불법사채시장에 내몰리게 된다. 이처럼 신용등급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는데 아직 신용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신용등급 관리를 위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신용점수 체크하고 금융거래 이용해야

신용점수는 금융거래 이용을 통해 책정되는 방식이다. 박씨처럼 한 번도 대출이나 신용카드 거래 이용 건수가 없는 경우엔 신용평점을 매기기 힘들다. 따라서 소득수준이 높다 하더라도 신용등급은 5등급으로 책정될 수 있다.

다만 박씨가 신규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 거래를 연체 없이 이용한다면 연체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빨리 오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내 집을 장만할 계획이거나 고액의 대출을 받을 사람이라면 미리 소액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를 사용해 금융거래 이용 건수를 늘리는 것이 현명하다. 물론 연체는 절대 금물이다. 또 신규대출을 받을 때 가급적 저축은행이나 카드론 등 제2금융권 거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신용관리를 위한 첫 번째 실천과제는 나의 신용등급을 파악하는 일이다. 윤씨처럼 개인신용정보를 확인하다 자칫 신용점수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 우려하는 금융소비자가 의외로 많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다.

신용평가사 올크레딧이나 NICE(나이스)지키미 회원가입을 통해 유료결제하면 손쉽게 개인신용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신용등급이 낮다면 이유가 무엇이며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등도 함께 제시해주기 때문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만약 유료결제가 부담된다면 연간 3번까지 신용평점과 무관하게 개인신용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 개인신용점수는 각 신용평가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진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물론 현금서비스도 신용대출이기 때문에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현금서비스를 받는다고 해서 신용평점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너무 잦은 현금서비스 이용은 피하고 금리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금리보다 수십 배 높을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신용등급, 너무 낮다면 따지세요

올크레딧과 나이스지키미 두 곳의 유료회원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신용등급이 회사별로 다르게 책정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올크레딧은 3등급인데 NICE지키미는 5등급으로 책정된 경우다. 이는 신용평가사별로 수집, 보유하는 정보가 다르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공통으로 제1금융권인 시중은행과 2금융권인 보험사, 카드사, 캐피털사, 저축은행 등에서 취급하는 대출, 카드, 할부정보를 수집한다. 또 국세나 지방세 등 공공정보와 카드깡 및 대포통장사기연루자 등 금융질서문란자의 정보도 공통으로 수집한다.

다만 나이스지키미는 이와 별도로 제휴회사(일반회사)의 신용정보도 같이 수집해 신용평점에 반영한다. 이를테면 소액으로 미수금이 많이 발생하는 전기수도요금, 아파트관리비 등 업체들은 신용정보사에 유료서비스를 가입해 이용하는 곳이 많은데 개인이 연체 할 경우 나이스지키미는 신용등급을 올크레딧보다 낮게 책정할 수 있다.

반면 올크레딧은 일반 제휴회사가 없다 보니 신용카드사용실적 혹은 대출실적에 따라 개인신용등급이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밖에 신용점수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됐다면 각 신용평가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만약 명쾌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 금융감독원 민원센터에 문의할 것을 권한다. 합리적은 제안이라면 금감원 민원센터에서 각 신용평가사에 재조정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