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2명의 팀장이 있다. 둘 다 ‘좋은 리더’가 되고 싶어한다.
먼저 영업1팀 박팀장. 연초에 목표를 부여하기 위해 구성원들과 면담을 진행했는데 모두 목표가 너무 높다고 하소연한다. 마음이 약해진 박팀장은 목표를 낮추면서 한마디 덧붙인다. “그래도 하는 데 까지 최선을 다해 봅시다.”
일을 하다 보면 성과가 안 나거나 다른 직원과 갈등을 일으키는 구성원이 종종 생긴다. 박팀장은 이럴 때마다 고민에 빠진다. 이런 얘기를 괜히 꺼냈다가 관계가 불편해질까 봐 걱정돼서다. ‘자기도 성과가 안나니 힘들겠지. 일단 좀 더 지켜보자.’ 그렇게 그냥 덮고 넘어간다.
연말평가 시기다. 안타깝게도 영업1팀의 실적은 하위권이다. 결국 누군가에게 낮은 고과를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팀장은 고민을 거듭하다가 하위 고과자 한명을 골라 면담을 했다. “야근까지 하며 열심히 일했으니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그 직원의 주장에 박팀장은 가슴이 답답해진다.
다음은 영업2팀 홍팀장. 연초 목표 부여 면담 시간, 구성원들은 “시장이 너무 안좋다”며 보수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홍팀장은 달랐다. 구성원들의 요구사항을 무조건 들어주는 대신 도전적인 목표를 납득시키고자 노력했다. 결국 구성원들은 ‘도전적인 목표’를 수용한다.
저성과 직원에게 ‘솔직한’ 피드백도 한다. 구성원의 말이나 행동 중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 불편한 마음을 무릅쓰고 솔직하게 말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은 리더의 생각을 이해하고 성과도 높일 수 있다.
연말 평가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구성원과의 면담시간. 연초에 세웠던 목표에 기반해서 평가에 대해 설명한다. 처음엔 반발하던 구성원도 홍팀장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결국 ‘내년에 성과를 높이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설명하자 평가 결과를 수용한다.
박팀장과 홍팀장 중, 누가 ‘좋은 리더’일까. 구성원을 잘 이끌어 성과를 높인 홍팀장이 좋은 리더다. 안타깝지만 박팀장은 착한 리더일 뿐 좋은 리더는 아니다. 리더는 직원들의 인기가 아닌, 조직의 성과를 위해 직원들의 의견에 반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어야 진짜 리더다.
자,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나는, 어떤 리더인가. 직원들의 인정을 추구하는가, 아니면 조직의 성과를 추구하는가. 직원들의 인정을 추구하면 ‘착한 리더’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좋은 리더’는 될 수 없다. 리더의 역할은 구성원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목표를 설정하고 구성원의 자발적인 추종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1호(2017년 10월25~3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청계광장] 착한 리더가 좋은 리더는 아니다
조장현 HSG 휴먼솔루션그룹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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