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바쁘다.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한번쯤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zoom) 무언가가 있다. ‘한줌뉴스’는 우리 주변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풍경을 담아(zoom) 독자에게 전달한다.<편집자주>

/사진=김수정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길을 걷다보면 머리에 닿을 듯 낮게 날아오는 비둘기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 대부분이 질색하며 비둘기를 피한다. 한때는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지만 시민들에겐 혐오의 대상이 된 것.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비둘기는 집비둘기다. 집비둘기는 유해동물로 지정됐으며 이에 따른 퇴치 움직임도 도심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지난 19일 송파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단지에는 현수막 하나가 걸려있었다. 송파구 공원녹지과에서 제작한 이 현수막에는 집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일반적으로 집비둘기는 1년에 1~2회 알을 낳는지만 서식하기 좋은 환경에서는 1년에 4~5회까지 알을 낳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도시가 집비둘기 개체 수를 늘리기 좋은 환경이라고 지적한다. 도시에는 집비둘기의 천적인 매 등이 서식하지 않는 데다 먹이가 풍부하다. 시민이 던져주는 음식과 여기저기 널린 쓰레기로 집비둘기는 하루에 필요한 먹이의 양을 쉽게 채운다. 특히 이런 음식은 염분 함유량이 높고 지방이 많이 포함돼 집비둘기의 이상 번식을 가져온다. 천적 없는 환경과 풍부한 먹이가 집비둘기의 성장과 높은 번식률을 보장해주는 셈이다.


한때 집비둘기에 먹이를 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환경 및 동물보호단체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들은 집비둘기 개체수 급증과 유해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며 집비둘기 퇴치에 반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비둘기 밀집지역에 '먹이 제공 금지' 현수막을 설치하고 기피제를 뿌리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는 게 지자체의 설명이다. 그러나 집비둘기를 기피하는 시민이 많아지고 집비둘기의 유해성이 의심되는 만큼 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제대로 논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