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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에서 시작된 이차전지주 광풍이 포스코로 옮겨가고 있다. 투자자들이 제2의 에코프로를 찾아 나선 가운데 주식시장에선 이차전지 관련 주식 과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어느 때보다 주주들의 능동적인 정보 획득과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차전지 주식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종목은 에코프로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 4월11일 76만9000원을 기록하며 연초(11만원)대비 약 7배 뛰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4월18일 29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올해 초(9만3400원)보다 3.2배 올랐다.
빠르게 주가가 오르면서 거래 대금 규모도 커졌다. 한국거래소가 2000년 1월1일부터 코스닥 시장에서 일일 거래 대금 상위 종목을 분석한 결과 지난 4월10일 기준 에코프로비엠 거래 대금은 2조6566억원으로 1위를 달성했다. 에코프로는 3위다.
에코프로에 대한 매수세는 또 다른 이차전지 관련주인 포스코그룹주로 옮겨갔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지난 1월2일 27만2000원에서 4월17일 42만3500원으로 55.7% 상승했다. 지난 4월19일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의 주가는 41만4000원으로 새해 첫날(19만1500원)보다 116.2% 상승했다. 포스코엠텍(325.4%), 포스코DX(175.2%) 등도 이차전지 관련주로 묶이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배터리 사업에 대한 관심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에 무려 5개의 이차전지 기업이 속했다. 지난 4월20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서 LG에너지솔루션 2위, LG화학 4위, 삼성SDI 6위, 포스코홀딩스 8위, 포스코퓨처엠 10위 등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시총 순위 9위에서 현재 4위로 올랐다. 포스코홀딩스는 11위에서 8위, 포스코퓨처엠은 43위에서 10위로 상승했다.
이차전지 관련주라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튀어 오르면서 본업과 관련 없는 바이오, 철강 기업 등도 이차전지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의료기기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주력인 셀루메드는 올해 주총서 사업 목적에 이차전지 관련 사업을 추가했다. 철강재 가공사인 제이스코홀딩스는 배터리 소재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사업 추진 계획이 없는데도 주가가 뛴 경우도 나왔다. 성신양회는 보유 중인 시멘트 광산에서 리튬 채굴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지난 4월6일 1만244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며 다음날 주가는 15.92% 떨어졌다.
소액주주들은 매수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경우 고점에 물려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필수다. 증권가에서도 에코프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지만 주주들의 낙관론은 이어지는 듯 하다.
이 같은 우려에 금융당국도 움직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차전지 등 미래성장 신사업 테마주 투자 열풍으로 신용거래가 급증하는 등 주식시장이 이상 과열되고 있다"며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엄단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다양한 창구에서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객관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