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큰 부침을 겪었던 금융권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2014년 현재 '빅5 금융그룹'은 빅뱅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국내 금융회사 간의 인수합병(M&A)은 물론 계열사 간 통합, 민영화 등으로 위기와 기회의 카드를 동시에 쥐고 있다. 그동안 그룹 내 은행 중심이던 틀을 깨고 비은행 강화에 힘을 쏟는가 하면 글로벌 진출로 신시장 개척에도 분주하다. 이에 <머니위크>는 '2014년 하반기 로드맵' 특집을 마련했다. 5대 금융그룹의 하반기 경영전략을 통해 미래 청사진을 그려보고 금융권의 변화 키워드를 살펴봤다.
"그룹의 최우선 과제는 성공적인 민영화 달성이다." 이순우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취임 이래 꾸준히 강조한 말이다. 하지만 불과 1년 전만 해도 시장에서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하지만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우리금융저축은행)와 경남·광주은행 매각에 성공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우리금융의 숙원사업인 민영화 작업이 하나둘 결실을 맺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우리금융이 해야 할 역할은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일이다. 헐값매각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차분히 내실을 다지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 미래경영, 가치경영, 건전경영 등 3대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또한 원활한 매각 작업을 위해 우리금융의 일부 부서를 우리은행에 흡수키로 했다. 그동안 지주에서 주도해온 핵심역할이 우리은행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를 통해 그룹의 장점은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부족한 부분은 내실을 통해 채우겠다는 것이 이 회장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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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민영화 핵심 역할 바통터치… 시너지 극대화 주력
우리금융의 핵심역할은 우리은행 가치를 최대한으로 높이는 일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경영전략은 우리은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다면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크게 보면 ▲기업 간의 상생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스마트폰시장 선도 등이 꼽힌다.
우리은행은 우선 최대 장점인 기업금융에 대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의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기업금융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로 신속한 기업구조조정을 지원해 기업을 살리는 명의(名醫)의 역할을 수행하고, 금융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활동 및 서민금융지원 확대에도 전념하고 있다. 또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고객중심의 제도 및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는 눈부신 성과를 보였다. 올해 1분기 6954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44만달러(116.6%)나 급증한 성과를 냈다. 우리은행은 현재 17개국 65개 해외점포를 보유 중이다.
새로운 해외네트워크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하반기 중 인도네시아 사우다라은행(audara Bank)과의 합병을 통해 동남아시아지역의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5% 수준인 해외자산 및 수익비중을 중장기적으로 15% 수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6월10일에는 국내 은행 최초로 두바이지점을 개설하고 아프리카 소재 현지은행과의 업무협약(MOU)를 통해 한국데스크 설치를 논의하는 등 중동 및 아프리카쪽으로의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월 터키 1위 은행인 투르키예 이쉬은행과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현재 체코와 폴란드, 헝가리 등의 현지은행과도 업무협약을 논의 중이다.
또한 우리금융은 수익성 측면에서 외환, 제휴상품, 전자금융, 신용카드, 국민주택기금 등 5대 핵심 비이자수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 중 4대 연금 수급계좌와 정부 신설기관의 예산관리계좌 등의 유치를 통해 저비용성 예금을 늘리고 지난해 큰 걸림돌이었던 대손비용 감축에 주력함과 동시에 판매관리비 절감을 통해 비용부문을 효율화할 예정이다.
스마트금융시장에서도 우리은행의 신기술 개발이 계속되고 있다. 우선 기존 스마트금융 전략이었던 양적인 고객수 확대와 조회, 이체 같은 기본적인 뱅킹거래 중심에서 한단계 발전시켜 실질적인 이용고객을 늘리고 이를 통한 은행상품 가입 등 금융거래 확대에 집중할 방침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고객마케팅센터를 통합하는 등 행내 비대면채널 조직을 스마트금융사업단으로 집중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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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
◆고객 편의 최우선… 적재적소 지점 영업망 구축
우리은행은 영업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지점 영업망 구축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전행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적자·저수익 영업점 등 총 25개의 영업점을 통폐합했다.
올해는 우리은행 민영화가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한 채널최적화로 영업역량 극대화 기반마련'을 목표로 점포를 운영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에 13개 점포를 신설하고, 11개 점포를 통폐합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특히 혁신도시, 산업단지, 신도시 등 성장 및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선별적 점포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상권이 변동되거나 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영업점은 적극적으로 점포이전을 고려하고 영업권이 중복되는 점포의 경우 통폐합 등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영업망을 구축 중이다.
이와 함께 지난 5월부터 압구정로데오·개포·테크노마트 등 서울지역 10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창구 레이아웃 통폐합' 파일럿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기존 우리창구, 상담창구, 기업창구, 로얄코너 및 투체어스 등 4~5개로 나뉜 창구를 3개 창구만으로 영업점을 운영할 예정이다.
3개월간 파일럿테스트 후 긍정적인 성과가 있을 경우 전 영업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300~500명가량의 유휴인력은 마케팅 등 영업력 강화를 위해 운용할 예정이다.
은행의 비대면 영업이 늘면서 저수익 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내점고객보다는 찾아가는 금융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해 '포터블 브랜치'의 확대도 준비하고 있다. 포터블 브랜치란 스쿨뱅킹이나 기업체 임직원이 통장 또는 카드를 신규발급할 때 이용하는 움직이는 은행으로, 20kg 정도의 장비를 넣어서 이동한다.
지난해 4월 3대를 시범운영한 후 같은 해 7월 19대로 확대했고 현재 50대를 운영 중이다. 본점 및 각 지역 영업본부에 배치해 지점에서 신청 시 사용하도록 했으며 수요가 꾸준함에 따라 하반기에는 추가로 10대를 더 배치할 계획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