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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을 둘러싼 롯데가의 '왕자의 난'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이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롯데 경영권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승계되는 분위기가 굳어졌던 상황. 그러나 지난 27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열어 신동빈 회장의 이사직 해임을 시도하면서 파란이 일었다. 비록 다음날 신동빈 회장이 긴급 이사회를 통해 해임은 철회됐지만 이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차남인 신동빈 회장을 사실상의 후계자로 지목한 후 그에게 한일 롯데 '통솔권'을 준 장본인은 바로 신 총괄회장. 그런데 이번 '일본행'을 통해 신 회장을 스스로 해임하려 했다는 점은 선뜩 납득이 가질 않는다.
자신이 해임을 지시했던 이사들에 의해 '역으로' 해임을 당하고도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점 또한 아이러니하다.
당초 신 총괄회장은 27일 신동주 전 부회장에 이끌려 신영자 고문 등 친족 5명과 함께 전세기 편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자신을 제외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했다. 경영권을 승계받은 차남 신동빈 회장은 물론 자신이 신뢰했던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이사 부회장도 포함됐다.
그러나 다음날 신 회장이 법적 이유를 들어 긴급 이사회를 열었고 신 총괄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해임했다. 그러면서 신 총괄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는데 이 과정에서 신 촐괄회장이 고스란히 받아들였다는 점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선 신 총괄회장이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떨어진 게 아니냐며 건강이상설을 다시 제기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일본을 오가는 과정에서 내린 결정은 정상적인 건강상태에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신 총괄회장이 해임을 지시하고 오히려 해임된 것, 그리고 이후 추대되는 과정에서 어떤 외부적인 영향이나 압력이 있었는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이 여전히 건강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