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략폭격기'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한 뒤 중국의 고민이 감지되는 분위기다. 북한의 핵실험에 적극 반발하고 나선 중국이지만, 핵미사일로 무장한 미국의 전략무기 B-52 장거리 폭격기가 10일 한반도 상공에 출동해 비행한 뒤 괌으로 복귀한 것에 대해서는 지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핵실험 직후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이례적으로 북한을 직접 비난하고 왕이 외교부장이 재차 북한을 직접 언급하며 비난했다.

그러나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왕이 부장과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 간 통화내용을 소개하며, 왕 부장이 북한을 비난하면서도 "다른 국가들도 냉정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 점을 언급했다. 북한의 도발 때마다 당사자 양측 간 자제와 냉정을 촉구했던 기존의 화법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와 함께 10일 미군의 B-5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격과 같은 행동을 중국이 여전히 지지하기 어렵다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북한의 대형급 도발이 한미일 간 군사동맹을 강화시킨다면, 미일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으로서 한미일 안보협력이 이끄는 대북제재에 동조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 아무런 제재조치도 가하지 않을 수는 없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역할론이 커지는 흐름에서 이번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에서 중국의 비중은 중요하다.


정부 당국 관계자는 "이번 4차 핵실험 정국은 '한미일 대 북중'이라는 기존의 구도가 깨지느냐 유지되느냐를 결정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어느 한쪽으로 힘을 실어주기 곤란한 중국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전략폭격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자료사진=뉴스1(AFP 제공)
'미국 전략폭격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자료사진=뉴스1(AFP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