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고양이. /사진=MBC SPORTS+방송캡처
잠실 고양이. /사진=MBC SPORTS+방송캡처

잠실 야구장에 검은 고양이가 난입한 가운데 해설자들이 재치있게 중계해 웃음을 전하고 있다. 
어제(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와 LG트윈스의 경기가 펼쳐진 가운데 4회 초,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경기장에 등장했다.

이 모습에 모두가 반색했다. 프로야구 캐스터와 해설위원은 직업정신으로 고양이의 종횡무진을 차분히 중계하고 관중은 고양이의 움직임에 환호했다.

MBC스포츠 플러스의 한명재 캐스터와 박재홍 해설위원은 “네로군이 들어왔다. 우리 네로군이 입장하면서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이 친구의 등장이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다. 엄청 아름다운 고양이다. 잘생겼어요. 이뻐요. 인형 같아요”를 연발했다.

영상에는 갑작스러운 고양이의 난입에 경기가 중단되면서 경호원이 고양이 뒤를 졸졸 쫓아다니는 해프닝이 담겼다. 이때 해설자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재치 있는 중계를 이어갔다.


이들은 "어. 이 친구 좀 당황했어요", "지금 급하게 뛰어가고 있네요", "표범같이 빨라요" 등 당황해서 도망 다니는 고양이 모습을 생생히 묘사했다.

또 "문을 좀 열어줘야 하는데 공간이 많지 않거든요", "담이 너무 높죠", "이렇게 되면 덕아웃으로 향하나요" 등 마치 실제 경기를 중계하는 듯한 대화를 이어갔다.

고양이가 장시간 경기장을 벗어나지 못하자 "출구를 잘 못 찾네요. 잡으려고 하지만 잡는 건 쉽지 않아요. 잡지 못합니다. 그냥 (출구 쪽으로) 유도를 해줘야 해요"라며 해결책을 내놓기도 했다.


고양이는 계속해서 뛰어다니며 탈출을 시도했다. 고양이가 담을 넘으려다 실패하자 관중들은 응원의 박수를 보냈고, 해설과 캐스터는 "아 그쪽 안 되죠. 그쪽 높아요. 쉽지 않죠"라며 함께 아쉬워했다.

점점 속도가 늦어지는 고양이를 보고서는 "문을 좀 열어줬으면 좋겠는데… 아 (고양이가) 지금 좀 지쳤어요. 쉽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이때 누군가 고양이를 안아 경기장 밖으로 탈출시켰다.

해설과 캐스터는 "아이고 고생하셨습니다. 결국은 어렵게 잡았네요"라고 얘기하며 웃었다.

한바탕 소란을 겪은 뒤 경기는 재개됐고 이날 경기는 LG트윈스가 KIA 타이거즈를 9-2로 누르며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