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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아반떼 하이브리드. /사진=박찬규 기자 |
지난 8월 출시된 ‘올 뉴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올 초 먼저 모습을 드러낸 7세대 아반떼의 하이브리드 버전이다. 2009년 LPG(액화석유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선보인 이후 11년 만에 가솔린 엔진 기반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새롭게 내놓은 것.
게다가 당시엔 일부 동력을 보태는 데만 그친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이었지만 이번엔 전기만으로도 주행이 가능한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다양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은 물론 첨단 기술과 화려한 기능을 집약한 차라는 점은 분명 달라진 부분이다.
Point. 1 – 과감한 디자인, 멋진데? vs 부담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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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디자인 테마는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다. /사진=박찬규 기자 |
현대차는 새로운 아반떼에 ‘파라메트릭 다이나믹스’(Parametric Dynamics) 디자인 테마를 적용해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완성됐다고 설명한다. 1세대 모델부터 이어져온 스포티하고 도전적인 캐릭터를 과감한 조형미로 재해석한 것.
최근 출시되는 현대차의 디자인 테마는 연속성이 있으며 차종마다의 특성을 살린 디테일을 강조한다. 새로운 아반떼는 구형의 마지막 변경 모델에서 주로 쓰인 ‘삼각형’을 재해석했고 보석을 가공한 것처럼 입체적인 디자인을 구현했다. 하이브리드 모델도 디자인이 같다.
보는 각도에 따라 빛이 반사돼 색깔이 변하는 입체적인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 그릴’과 헤드램프, 강인한 범퍼가 조화를 이룬 스포티한 전면부가 디자인의 핵심이다. 또 이를 확장한 형태의 옆모양은 강렬한 캐릭터라인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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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롭게 깎인 신형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트렁크 라인. /사진=박찬규 기자 |
뒷모양은 신형 아반떼 디자인의 마무리다. 뒷유리가 마치 트렁크 끝단까지 길게 뻗은 것처럼 보이도록 트렁크 일부에 검은색 장식을 덧댔다. 여기에 현대차의 ‘H 로고’를 형상화한 ‘H’ 모양의 테일램프가 독특하다. 일부에서는 보기에 따라 람보르기니 우루스 등의 디자인을 참고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그와는 좀 다르다.
외관의 과감함은 실내에선 한층 단정해진다. 운전석을 감싸는 낮고 넓은 선이 도어에서 크래시 패드와 콘솔까지 이르는 형태의 디자인이 특징. 10.25인치 클러스터와 10.25인치 내비게이션이 통합된 형태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최근 고급차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이다.
Point. 2 – 조용히 빠르게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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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합산 시스템출력 141마력, 합산 최대토크 27.0kg.m의 힘을 낸다. /사진=박찬규 기자 |
신형 아반떼는 휠베이스(축거)가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 앞바퀴에서 뒷바퀴 사이 거리가 늘어난 건 실내공간이 그만큼 확보됐다는 의미다. 이 차는 휠베이스가 무려 2720mm나 되며 너비는 1825mm로 한 두 세대 전 중형차 수준의 공간을 자랑한다. 그러면서도 차체는 더욱 낮아져서 높이가 1420mm에 불과하다.
낮고 넓은 건 현대기아차의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한 차종에서 드러나는 공통된 특징이다. 차체를 강하게 만드는 것과 함께 무게중심을 낮추고 폭을 넓혀 주행안정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배기량 1560cc의 자연흡기 가솔린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토크 15kg.m의 힘을 낸다. 여기에 42마력, 17.3kg.m의 전기모터가 힘을 보탤 경우 합산 시스템출력은 141마력(ps), 시스템 최대토크 27.0kg.m로 높아진다.
이와 맞물리는 건 6단 DCT(더블 클러치 변속기)다. 빠르고 효율 좋은 변속기 탑재로 연료 효율성과 최적의 힘, 편안한 승차감을 완성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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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다양한 기능을 갖췄고 운전하기가 쉽다. /사진=박찬규 기자 |
출력은 비록 평범할지라도 토크가 웬만한 터보엔진 수준이다. 에코모드에서 천천히 가속할 때는 엔진 대신 전기모터가 최대한 일을 하려 하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엔진과 모터가 서로 힘을 최대한 발휘하려 한다. 이런 에너지 흐름은 모니터를 통해 시각적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가속페달을 콱 밟았을 때는 스포츠카처럼 날렵해지면서도 반대로 부드럽게 운전하면 하이브리드차의 본질인 높은 연료효율을 즐길 수 있다.
복합연비는 21.1km/l인데 도심 21km, 고속도로 20km다. 만약 연비운전을 하면 리터당 25km도 충분히 가능하며 편안한 일상 주행이라면 공인연비는 수준 이상은 유지 가능하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각 브레이크 패드에 압력을 전해주는 부스터는 전동식이다. 이전엔 엔진에서 힘을 끌어다가 압력을 높였지만 이젠 전기로 그 일을 대신하는 ‘통합형 전동 부스터’를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하체의 움직임은 부드럽다. 국도를 달릴 때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실내로 전해지는 충격은 예상과 달리 불쾌하지 않다. 하이브리드 배터리가 뒷좌석 아래에 장착돼 뒷바퀴 안정감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덕분이기도 하다. 다양한 코너링 상황에서도 차의 뒷부분이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다루기가 쉽다는 얘기다.
Point. 3 – 운전자 돕는 첨단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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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잘 정돈됐고 운전석 중심의 인테리어가 특징. /사진=박찬규 기자 |
시승차는 최고급형인 ‘인스퍼레이션’ 트림이다. 가죽시트에 통풍시트, 뒷좌석 열선 기능은 기본, 뒷좌석 등받이도 접어 긴 짐도 실을 수 있다.
저전압 배터리와 고전압 배터리를 합한 ‘통합형 배터리’를 뒷좌석 하단에 설치하면서 2열과 트렁크 공간을 기본 모델과 동등한 수준으로 확보한 점도 특징이다. 뒷좌석 하이브리드 배터리 송풍구는 2열 시트 중앙 하단, 센터터널 위에 설치됐다. 그곳을 막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기본이다. 특히 HDA(고속도로운전자지원)시스템은 장거리 운전은 물론 출퇴근 시간처럼 막히는 길에서도 유용하다. 전기로만 주행하며 알아서 운전해주니 피로감을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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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의 마감재는 청바지 느낌을 주려 했다. /사진=박찬규 기자 |
최근 적용되는 HDA는 고속도로 외에도 고속화도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도로 별 제한속도를 인식하는 것은 물론 터널이나 굽은 길 등을 스스로 미리 인식해 대응하는 똑똑함도 갖췄다.
감성적인 부분도 신경 썼다. 클러스터는 주행 모드(노멀, 에코, 스포츠, 스마트)에 따라 각각 지정된 컬러로 바뀌며 차의 앰비언트 무드램프는 취향에 맞춰 64가지 색상 중 고를 수 있다. 도어의 장식과 시트 뒤편 일부 소재는 ‘청바지’(데님) 느낌을 내는 천을 덧댔다. 젊은 감각을 연출하려 한 것이지만 연령대에 따라 “어색하다”는 평도 나올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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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과 효율 모두를 추구한 신형 아반떼 하이브리드. /사진=박찬규 기자 |
운전의 즐거움을 느끼면서도 조용하고 경제적인 차를 찾는다면 아반떼 하이브리드도 대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반대로 보다 중후한 것을 원한다면 쏘나타나 K5 하이브리드 등이 있지만 가격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올 뉴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트림 별로 ▲스마트 2199만원 ▲모던 2377만원 ▲인스퍼레이션 2814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