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사진은 지난 1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사진은 지난 1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 계획에 힘을 싣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최근 인플레이션 논쟁의 이론적 배경과 우리경제 내 현실화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시행한 재정부양책과 대규모 유동성 공급 등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논쟁이 촉발됐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출 법안이 '수요증대→기대인플레이션 상승' 경로를 통해 단기 시계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은 필립스곡선 평탄화 등을 근거로 지속적인 물가상승 압력은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전세계적으로 백신접종이 확대되고 미국의 대규모 재정정책 시행 등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관련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완화적 재정·통화정책 시행으로 유동성이 늘어난 가운데 올해 말 백신 접종률이 목표수준에 이를 경우 수요압력 증가로 인플레이션이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시중 유동성은 급격히 확대됐다. 기준금리가 연 0.5%까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고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재정정책까지 더해지면서 시중통화량은 급증했다. 시중 통화량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광의통화(M2)는 지난 5월 기준 전년보다 11% 늘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것도 인플레이션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는 최대 0.2% 상승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 한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필요성은 커질 전망이다. 가계부채 급증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가파를수록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야 하는 명분은 커진다.

한은은 "향후 유동성과 기대인플레이션 측면에서의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경기회복세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유동성의 과도한 확대를 방지하고 해외·공급요인의 상방리스크가 자기실현적 기대로 전이되지 않도록 기대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것이 점차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