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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최장 만기를 40년까지 연장한 가운데 이같은 움직임이 다른 시중은행으로 확산할 지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시내 한 은행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뉴스1 |
금리 인상기에 은행들이 대출 만기를 늘릴 수록 대출자들의 월 원리금 상환 부담이 줄어들뿐만 아니라 올 1월부터 2억원 이상 대출을 받은 차주를 대상으로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적용되면서 만기가 길어질수록 은행들은 더 많은 대출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대출 한도 확대와 같은 효과가 생긴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주담대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조만간 시행 시기 등을 결정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21일부터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최장 35년에서 40년으로 연장했다. 대상 상품은 하나혼합금리모기지론, 하나변동금리모기지론, 하나아파트론, 하나원큐아파트론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차주의 주택구입 등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대출 기간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주담대 상품 만기를 40년으로 연장한 시중은행은 하나은행이 처음이다. KB국민·신한·우리 등 은행 3곳의 주담대 최장 만기는 35년이다. NH농협은행은 33년이다.
대출만기가 길어질수록 대출자 입장에선 매월 내는 월 원리금 부담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5억원의 주담대를 연 4.5%로 35년만기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렸다고 가정하면 월 원리금은 약 237만원이다. 같은 조건으로 만기만 40년으로 늘리면 월 원리금은 약 225만원으로 매월 내는 원리금이 12만원 줄어든다.
다만 총 대출이자는 대출기간이 늘어난만큼 더 증가한다. 만기가 35년일 경우 총 대출이자가 4억9384만원이지만 40년으로 늘리면 5억7895만원으로 이자만 8511만원 증가한다.
아울러 주담대 만기를 40년으로 늘리면 은행들은 차주들에게 주담대 한도를 더 내줄 수 있다.
DSR은 대출자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의 일정 비율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지난 1월부터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으면 1년동안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가 연 소득의 40%(2금융권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올 7월부터는 대상이 1억원 이상 대출자로 확대된다.
주담대 만기가 40년으로 늘어나면 매년 갚는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들고 DSR이 낮아져 총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생긴다.
예를 들어 연봉이 5000만원인 직장인 A씨가 서울에서 9억원의 주택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금리 4.5%에 30년만기 원리금균등상환방식으로 빌린다고 가정하면 DSR 40% 규제로 인해 주담대 최대 한도는 3억2800만원이다. LTV 40%(3억6000만원)까지 받을 수 없는 셈이다.
하지만 만기가 40년으로 늘면 3억7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LTV 40%를 적용하면 3억6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앞으로 LTV가 확대하면 대출가능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은행권의 이같은 움직임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가계대출 규제 완화 공약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와 1주택 실수요자의 LTV를 70~80%까지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만기가 길어질수록 DSR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차주들의 이자부담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