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면 소득과 관계없이 모두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다.사진은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등 주택 밀집 지역 모습./사진=뉴스1
내년부터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면 소득과 관계없이 모두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다.사진은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등 주택 밀집 지역 모습./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서민과 금융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년 한 해 동안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운영한다. 지원 대상은 주택 가격 9억원 이하, 소득 제한은 없다.

정부가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이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지만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8%에 달하는 가운데 지난해 부동산 투자 열풍을 일으킨 빚투족(빚내서 투자)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 대출 창구에는 특례보금자리론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정책금융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의 대상 주택가격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라 고가 주택 매입 시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다.

특례보금자리론의 대출한도는 최대 5억원이다. 신규 구매와 대환, 보전용(담보 물건에 대한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 주택담보대출) 대출 모두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당정은 실수요자 부담 완화를 위해 적정 금리 대비 낮은 금리로 책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적정 금리 6%대에 비해 약 1.7~2%포인트 낮은 수준인 4%대 금리를 고려하고 있다. 대표 정책금융 상품인 보금자리론 금리가 5%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1%포인트 낮은 금리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이달 20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는 'u-보금자리론'는 연 4.75(10년)~5.05%(50년)의 금리가 적용된다. 전자약정 등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아낌e-보금자리론'은 이보다 0.10% 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형성된다.

보금자리론은 약정만기(최장 50년) 동안 비교적 낮은 고정금리로 원리금을 매달 갚아나가는 주담대 상품이다. 기존엔 부부합산 소득 7000만원 이하, 시가 6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만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올라간 대출한도만큼 늘어나는 대출이자다. 특례보금자리론의 최대 대출한도인 5억원을 연 5%의 금리로 빌릴 경우 원리금은 약 230만원, 연 2760만원에 달한다. 금리인상기에 정책금융 상품의 금리도 올라 서민의 대출이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은행 관계자는 "빚투 열풍이 불었을 때 주택대출 금리는 연 2~3%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정책금융 상품의 금리도 5%가 넘는다"며 "고가 주택 구입 시 서민들의 이자가 늘어나고 잠잠했던 집값 상승의 불씨를 지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