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주주의 불만 목소리가 최근 커지고 있다. 반면 주요 경영 현안을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가 기업을 향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관련이 없음.  /그래픽=이강준 기자
상장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주주의 불만 목소리가 최근 커지고 있다. 반면 주요 경영 현안을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가 기업을 향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관련이 없음. /그래픽=이강준 기자

최근 소액주주들이 상장 바이오 기업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주주총회에 다양한 안건을 상정하며 기업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반면 기업의 주요 경영 현안을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액주주와 분쟁을 겪는 헬릭스미스는 지난 15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완승을 거뒀다. 이사회가 추천한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 2인이 선임됐다. 이로써 헬릭스미스의 이사회 구성원은 회사 측 5인, 소액주주 측 3인으로 구성이 완료됐다.


헬릭스미스와 소액주주 간의 불화는 카나리아바이오엠에 이른바 50억원 헐값 매각 논란이 불거지면서 본격화했다. 헬릭스미스는 2022년 12월22일 이사회를 열고 카나리아바이오엠과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헬릭스미스가 발행하는 35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신주(297만1137주)를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인수하는 구조다. 하지만 매각 과정에서 헬릭스미스가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연결회사인 세종메디칼의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매입하면서 50억원에 회사 경영권이 팔렸다는 논란이 일었다.

"옳지 않소" 목소리 내는 주주들

바이오 기업과 소액주주 간 잡음을 끊이질 않고 있다. 휴마시스와 파나진, 아이큐어 등이 대표적이다. 휴마시스는 지난 15일 열린 정기주총에서 소액주주와 표 대결을 펼쳤다. 분기배당 신설 등 정관 변경, 이사와 상근감사 선임 등 안건이 통과되며 사실상 휴마시스의 승리로 끝났다.

신약개발 기업 아이큐어는 오는 31일 정기주총서 소액주주들과 표 대결을 예고했다. 소액주주들은 전환사채 발행 한도를 30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낮추는 정관 변경과 감사 후보 제안, 이사 및 감사 보수 한도를 낮추는 것을 요청했다. 진단 기업 파나진의 소액주주들은 임시 이사회 의장 선임과 주주 쪽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는 KCGI가 공격적으로 지분을 매입하자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일각에선 사외이사의 역할론을 지적한다. 그동안 바이오 기업과 경영진이 추천한 사외이사들의 행보가 중요한 경영 현안에 대해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설명이다. 소액주주와 분쟁 중인 바이오 기업 중 사외이사가 이사회에서 보고 안건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거나 상정된 안건을 반대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소액주주들은 사외이사가 기업의 단기적인 이익이 아닌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해 줄 것을 기대한다. 따라서 사외이사는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거나 기업의 경영 전략을 가치 증진에 부합하는지 감독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