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한컴) 그룹이 우즈베키스탄 고등학교 자사의 스마트 클래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사진=한글과컴퓨터
한글과컴퓨터(한컴) 그룹이 우즈베키스탄 고등학교 자사의 스마트 클래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사진=한글과컴퓨터

한글과컴퓨터(한컴) 그룹이 정보기술(IT)과 한국어 교육 사업을 바탕으로 우즈베키스탄(우즈벡)을 공략한다. 현지 IT 교육 기관과 고등학교 스마트 클래스를 구축해 우즈벡의 IT 교육 인프라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토대로 중앙아시아 지역의 교육 한류를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변성준 한컴 그룹 부회장 겸 한컴 공동 대표는 물론 이광헌 한컴 아카데미 대표, 박근형 부사장 등 경영진들이 우즈벡으로 가 유관 기관과 업무협약(MOU)을 맺는다. 특히 현지 고등학교에 한컴 스마트 클래스를 구축해 우즈벡 공교육 시장을 노린다. 고등학교에서 성과를 낸다면 대학교까지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변 부회장은 오는 15일 우즈벡 타슈켄트 부천대학교(BUT)와 업무협약을 진행한다. 부천대 내 한컴 아카데미 법인 사무 공간과 연구사무실을 마련하고 한컴 스마트 클래스를 개설한다. 부천대 학부생과 졸업생 중 한국어 교원을 양성하는 일도 협력한다.

부천대는 고려인 동포 3세 신 아그리피나 유아교육부 차관이 세운 학교로 한컴 우즈벡 진출의 전초기지다. 신 장관은 여성 각료로서 우즈벡 내각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한컴의 현지 교육 사업 확대엔 그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한컴은 부천대를 통해 우즈벡 고등학교에서 스마트 클래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부천대는 우즈벡 교육부와 한컴 간 소통 창구 역할을 담당한다.


우즈벡 고등학교의 스마트 클래스 역시 한국어와 코딩 관련 지식을 가르친다. 우즈벡 IT 교육기관 '아카데미'와 달리 현지 파견 교원 없이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한다. 내년 1분기 50개 고등학교에 이를 구축하고 4분기까지 200곳을 달성할 계획이다.

오는 2027년까지는 1000곳을 구축할 예정인데 학생들에게 수업료를 받는 만큼 연간 25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한컴 관계자는 "고등학교에서 성과가 나오면 우즈벡 대학교까지 스마트 클래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성준 부회장 일행은 우즈벡 고려인 마을까지 방문할 계획이다. 한국어를 전파하면서 문화 사업에 대한 의의를 되새긴다는 취지다. 아울러 이광헌 대표는 현지 교육기관인 '인터내셔널 하우스 릿제이'와 '굽기나 릿제이'와 차례로 스마트 클래스 구축을 위한 사업 협력을 주도한다. 한국의 경기도에 해당하는 나망간주와도 미리 협력 관계를 구축해 현지 교육 사업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한컴 그룹은 이번 우즈벡 진출을 시작으로 교육의 한류 붐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교육 인프라는 한번 갖춰놓으면 소프트웨어 등 모든 걸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는 만큼 선도 사업자를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컴이 우즈벡의 현지 교육 시스템을 지원하면 이를 토대로 현재 공들이고 있는 AI와 기존 오피스 프로그램 등도 활로를 개척할 수 있다.

우즈벡은 중앙아시아 내 한국의 유일한 특별 전략적 동반자이자 핵심 우방국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9월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벡 대통령과 만나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을 다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바흐티요르 사이도프 우즈벡 외교장관와의 회담에서 이를 강조했고 윤 대통령이 이른 시기에 우즈벡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가 중앙아시아 전략적 파트너로 우즈벡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한컴의 이러한 비즈니스 활동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