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저항 가수 메흐디 야라히가 히잡 거부를 권장했다는 이유로 태형을 맞았다. /사진=메흐디 야라히 인스타그램 캡처
이란 저항 가수 메흐디 야라히가 히잡 거부를 권장했다는 이유로 태형을 맞았다. /사진=메흐디 야라히 인스타그램 캡처

이란 출신 한 가수가 '스카프를 벗으라'는 가사가 담긴 노래를 불러 태형 74대 처벌을 받았다.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각) CNN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이란 가수 메흐디 야라히 측 변호인은 야라히에 대한 태형 집행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야라히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유의 대가를 치르려 하지 않은 사람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없다"며 "여러분의 자유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란 대표 저항가수 중 한명인 야라히는 당국에 히잡 거부를 장려했다는 이유로 태형을 선고받았다. 야라히는 2023년 9월 '루 사리토'라는 제목의 곡을 발매했는데 이는 페르시아어로 '그대의 머리 스카프'라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노래 가사에는 '스카프를 벗으세요' '스카프를 벗고 머리카락을 푸세요' '두려워하지 말아요' 등의 구절이 담겨 있었다.

팔로워 100만명을 가진 인플루언서였던 야라히는 이 곡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이란 당국은 발매 4일 만에 그를 체포했다. 이후 야라히는 이슬람 사회도덕과 관습에 반하는 불법 노래를 발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테헤란혁명법원은 야라히에게 징역 2년8개월과 태형 74대를 선고했다. 야라히는 선고 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태형 74대를 받을 준비가 돼 있으며 이 비인간적인 고문을 규탄하지만 취소해달라는 요청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약 1년 동안의 복역한 야라히는 지난해 12월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야라히는 석방 이후 전자발찌를 차게 됐고 지난 5일 남은 태형도 모두 맞았다. 태형은 채찍이나 막대기를 사용해 등을 때리는 형벌이다.

이란은 종종 이슬람 문화에 저항한 예술가들에게 태형을 선고했다. 지난해 5월 유명 영화감독인 모하마드 라술로프도 국가 안보 혐의로 징역 8년과 태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