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원태성 임세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사법부와의 전면전에서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사법부와의 전면전에서 거리를 두고 20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민주당 내 일부 강성 의원들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오는 14일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하는 것에 강하게 반발하며 특검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조 대법원장 등 대법원 증인 16명 전원이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하는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법관들이 청문회에 불출석하니 국정조사도 필요하고 특검도 하자는 말에 국민적 공감대가 높은 것"이라며 "내일 청문회에 앞서 특검법, 법원조직법, 헌법재판소법 등 사법개혁 법안들을 절차에 맞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 대표인 이재강 의원은 전날 '조희대 특검법'을 대표 발의했다.
다만 사법부에 강경 대응을 하자는 주장은 민주당 내 일부 의견에 국한된 것으로 보인다.
조승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특검 발의와 관련해 "당 차원에서 (특검 추진을) 당론으로 모은 것은 아니고 개별 의원이 추진하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법안 처리 과정은 정리가 안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오히려 사법부에 대한 강경 대응과 관련해 당 전반적으로는 사법부 전체를 공격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꺼리는 분위기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법사위원장 혼자서 특검을 통과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당내 강경파들은 그냥 지르고만 마는데 지금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위험한 발상이라 (특검 통과 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잘못한 부분만을 지적해야지 사법부 전체를 겨냥해서는 안 된다"며 "대선이 끝나도 청문회 정도는 할 수 있어도 특검이나 탄핵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원내 관계자도 "요즘에는 대법원장 특검 등을 당내에서 논의를 안 하고 있다"며 "당 내부에서도 대법원장 탄핵 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하는 입장들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당초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는 대선 집중, 당은 사법부와의 전면전에 나서며 투트랙 전략을 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의 대권 가도가 탄력을 받은 가운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상황에서 굳이 '사법부 때리기'라는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당 내부에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