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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금지 후 대형 프랜차이즈와 급식업계는 비교적 여유로운 반면 소상공인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도매업체들이 기습적으로 공급가를 올리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15일, 브라질 남부 리우그란데두술주의 양계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함에 따라 ▲브라질산 가금육 ▲가금 생산물 ▲종란(병아리 생산을 위한 계란) ▲식용란 등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15일 선적분부터 적용된다.
브라질산 닭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 bhc, BBQ, 교촌치킨, 노랑통닭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대부분 "국내산 닭을 사용하고 있으며, 3개월치 재고를 확보해둔 상태라 크게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급식업계는 "2개월 이상 버틸 수 있을 만큼 재고가 충분한 상황"이라며 "HPAI가 발생하면 어차피 닭 메뉴 선호도가 떨어져 두부, 생선 등 다른 단백질 메뉴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이들은 소상공인이다. 브라질산 냉동닭은 외식업계 전반에서 순살을 활용한 요리 메뉴에 다양하게 쓰인다. 햄버거, 도시락, 중국요리, 닭갈비, 닭강정, 치킨 가라아게 등이 대표적이다. 수개월치 재고를 보유한 기업들과 달리 자영업자들은 도매 공급처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회적·경제적 상황에 따라 시세가 급변하는 도매 시장의 특성상, 브라질산 닭고기 가격도 수입 금지 조치 이후 요동치고 있다.
실제로 21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식자재 도매 온라인몰 등에서는 브라질산 냉동 닭다리살 1kg이 7000원~8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입 금지 전에는 통상 5000원대였던 가격이 며칠 새 껑충 뛴 것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거래 도매업체들의 기습적인 가격 인상 제보와 함께 '새 공급처를 찾고 있다' '당분간 깐풍기 못 팔겠네' '닭강정은 어쩌나' 등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닭고기 수급 및 가격 상황을 지속 예의주시하면서 국내 닭고기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관련 업계와 소통하며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닭고기 수급안정을 위해 종계 생산기한 연장, 닭고기 계열사 병아리 입식 확대 등 국내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닭고기 수입선 다각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