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하(카타르)=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탁구 대표팀의 조대성(삼성생명)이 세계탁구선수권에서 비디오 판독 변수 이후 무너지며 쓰린 역전패를 당했다.
조대성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루사일 아레나에서 열린 2025 세계탁구선수권 남자 단식 32강전에서 패트릭 프란치스카(독일)에 게임 스코어 3-4(11-7 11-9 11-7 7-11 8-11 4-11 3-11)로 졌다.
조대성은 먼저 세 게임을 잡으며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이후 내리 네 게임을 패했다. 이로써 세계선수권 단식에 처음 도전장을 내밀었던 조대성은 32강에서 만족하게 됐다.
이날 변수는 비디오 판독이었다. 3게임서 조대성이 서브를 넣은 뒤 프란치스카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조대성이 서브 과정에서 몸으로 탁구공을 숨겼다는 것.
탁구에선 서브에서 탁구공을 탁구대보다 아래에서부터 던져도 안 되고, 라켓과 탁구공이 맞는 순간을 상대에게 숨기면 안 된다.
판독 결과 조대성의 몸에 가려 서브하는 공이 보이지 않아, 조대성의 반칙 선언과 함께 프란치스카가 한 점을 가져갔다. 조대성은 3게임을 이기기는 했지만 이후 크게 흔들렸다.
탁구에서는 아직 비디오 판독이 익숙한 단계는 아니다. 단체전으로 열렸던 2022년 청두 세계선수권부터 처음 도입됐다.

이후부터는 각 대회 중계 카메라 등 사정에 따라 도입 여부를 정했는데, 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이번 대회에선 카타르대학교와 루사일 아레나 2개의 경기장 중 루사일 아레나에서만 비디오 판독 제도를 적용했다. 경기당 선수에게 두 번의 판독 요청 기회가 주어지며, 판독 결과 정심으로 인정될 경우에는 요청권 한 개가 소멸된다.
조대성으로선 비디오 판독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점수를 잃고 서브 자세까지 다급히 바꿔야했던 게 큰 변수였다.
조대성은 "그 장면 이후 흔들렸다. 선수들은 서브를 넣는 동작에서 나름의 리듬이 있다. 그 리듬이 깨지면서 의식하다 보니 적응하지 못했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이어 "비디오를 보니 실제로 내 공이 완전히 가려졌더라. 그래서 이후부터는 의식적으로 공을 보이게 치려했는데, 그러면서 계속 상대에게 끌려다녔다"고 덧붙였다.
3-0으로 이기던 경기를 놓친 건 아쉽지만, 그래도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 단식에서 32강에 오른 건 나쁘지 않은 성과다.
특히 조대성은 허리 부상으로 훈련을 약 2주밖에 하지 못했음에도 존재감을 보였다.
조대성은 "흔들릴 시간에 더 과감하게 했어야 했다"고 자책하면서도 "허리 부상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잘 치른 점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제 조대성에게는 장우진(세아)과 호흡을 맞추는 남자 복식만 남았다. 둘은 22일 오전 0시50분 린가오위안-린시동(중국)과 만난다.
조대성은 "단식은 이제 끝난 일이니 복식에 100%를 쏟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