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새로운 국제 복싱 기구인 월드복싱이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66㎏급 금메달리스트 이마네 칼리프(알제리)에게 유전자 검사를 요구했다.
월드복싱은 1일(한국시간) "칼리프가 6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열릴 복싱컵을 포함한 국제대회에 출전하려면 먼저 성별 검사를 통해 (여성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면서 "월드복싱은 성별 의무검사 도입으로 모든 참가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월드복싱은 7월부터 칼리프뿐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의무적으로 성별 검사를 도입하는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칼리프는 지난해 열린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에서 알제리 여자 복싱 역사상 처음 금메달을 따낸 영웅이다.
하지만 칼리프를 향한 시선은 곱지 않다. 칼리프는 2023 인도 뉴델리 세계선수권에서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기준치를 넘겨 실격 처리됐다. XY염색체(남성 염색체)를 갖고 있는 선수가 여자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파리 올림픽에서는 논란 속에서도 여성 선수로 정상 출전했고, 칼리프는 린위팅(대만)과 함께 압도적 실력 차 속에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칼리프는 자신이 여성이라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프랑스 연구팀은 의학 조사를 통해 "칼리프는 자궁이 없는 대신 내부 고환이 있었고, XY 염색체를 갖고 있었다"고 발표해 논란이 증폭됐다.
월드복싱은 "앞으로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XX 염색체를 가진 선수, Y 염색체가 없는 선수, 남성 안드로겐화가 일어나지 않는 DSD(성적 발달 차이)를 받은 선수만 여자 선수로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림픽 종목에서 성별 감별을 위한 유전자 검사가 도입된 것은 세계육상연맹에 이어 월드복싱이 두번째이다.
한편 월드복싱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이전 국제복싱협회(IBA)를 비리 등을 이유로 퇴출한 뒤 올림픽 복싱 종목 관장 자격을 잠정적으로 부여한 새로운 국제 스포츠 기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