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 대한민국 손흥민과 이강인이 프리킥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 2024.9.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이 딱 2경기 남았다. 2024년 9월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1차전을 치른 한국 대표팀은 오는 6월6일(이하 한국시간) 이라크와 9차전, 6월10일 쿠웨이트와의 최종전을 끝으로 긴 여정을 마무리한다.

4승4무 승점 16으로 B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2위 요르단(승점 13), 3위 이라크(승점 12)에 3점 이상 앞서 있어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점만 추가하면 자력으로 북중미행 티켓을 손에 넣는다.


3차예선은 각조 1, 2위가 본선에 자동진출하고 3, 4위는 4차 예선을 치러 추가 합류팀을 가린다. 아주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11회 연속 본선 진출이 유력하다. 그러나 아직 '확정'은 아니고 감독과 선수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긴장하고 집중해야한다.

축구대표팀은 우선 6일 오전 3시15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이라크를 상대한다. 이라크 원정은 지난 1990년 2월 바그다드에서 열린 평가전 이후 35년 만이다. 적지에서 본선행 마침표를 찍어야하는데, 쉽게 생각할 과제는 아니다. 우선 이라크의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소개했듯 이라크는 현재 B조 3위다. 5위 팔레스타인(승점 6)과 6위 쿠웨이트(승점 5)와의 격차가 커 일단 4위까지 주어지는 4차예선은 사실상 보장됐다. 동시에 '직행권'을 자력으로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도 남아 있다.



15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 동점골을 넣은 이라크 아이만 후세인과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4.10.1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이라크는 B조 선두 한국과 9차전을 치른 뒤 2위 요르단 원정에서 10차전을 치른다. 자신들보다 앞선 팀들과 맞대결이 이어지는데 부담스럽지만 동시에 순위를 바꿀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4차 예선이라는 '부활전'이 남아 있지만 그때 살아난다는 보장은 없고, 가능성이 있을 때 승부를 거는 것이 당연히 낫다.

이라크는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2-3으로 석패했다. 충분히 자신감을 갖고 안방에서 펼쳐질 리턴매치를 준비할 것이다. 져도 본선 탈락은 아니고 이기면 직행도 가능하니 과감한 도전을 펼칠 공산도 적잖다.

더군다나 '이라크 원정'은 낯설고 불안하다. 외교부가 지정한 '여행 금지국가'에서의 경기라 팬들의 응원을 전혀 받을 수 없다. 체력 안배와 편의를 위해 축구협회가 2일 전세기를 띄우지만 이전처럼 취재진이나 원정 붉은악마 없이 선수단만 이동한다. 현지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는 독 오른 이라크 선수들의 전의를 이겨내야 한다.


한국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16일 오후(현지시간) 쿠웨이트 자베르 알 아흐메드 국제 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팀훈련에서 선수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24.11.1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한국에서 열리는 경기에 비방 걸개그림이 나부끼고 감독과 선수들을 향한 야유가 나오던 초반과는 분위기가 달라졌으나 아직 '절대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홍명보호다. 만약 이라크 원정에서 3차예선 첫 패배라는 오점을 남기고 돌아온다면 10일 쿠웨이트전이 열릴 서울월드컵경기장 분위기는 이전으로 회귀할 수도 있다.

3차예선 원정 4경기에서 3승1무, 기록이 좋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반대로 홈에서는 1승3무로 약했다는 것은 고려해야한다. 잔디 문제, 심리적인 압박 등 복합적인 이유들로 안방에서는 이전과 같은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인데 '벼랑 끝에서 열리는 최종전'이라는 배경까지 깔린다면 부담은 더 심하다.

여유가 없으면, 쫓기게 되면 아르헨티나, 스페인, 프랑스 선수들도 발이 얼어붙는 게 축구다. 1경기 더 남았다는 생각은 머리에서 지우고 이라크에서 마침표를 찍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