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지구에 억류돼 있던 인질 20명이 두 차례에 걸쳐 전원 석방됐다. 사진은 14일(현지시각) 하마스를 떠나 이스라엘로 송환된 사망 인질 시신 4구를 실은 차량이 이동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던 20명의 생존 인질이 모두 석방됐다.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은 이날 하마스가 인질 20명을 두 차례 걸쳐 전원 석방했다고 밝혔다. 하마스와 그 동맹 세력이 2년 만에 가자 내 인질을 모두 석방하면서 기나긴 인질 사태는 종결됐다.


다만 협정상 함께 송환하기로 한 28명의 사망자 28명 중 인도된 시신은 4구 뿐이다. 하마스 측은 협상 과정에서 "72시간 이내에 모든 시신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송환 인질의 신원도 공개했다. 이들의 시신은 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 이스라엘로 인도됐다.

인질 및 실종자 가족모임은 "모든 시신이 하루 만에 송환되기는 어렵다고 예상했지만 단 4명만 인도됐다는 소식에 충격과 큰 실망을 느꼈다"고 분개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시신 4구만 송환된 것은 협정 이행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며 "어떠한 지연이나 의도적 회피도 명백한 협정 위반으로 간주될 것이며 그에 상응하는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도 협정대로 팔레스타인 수감자 및 구금자 1968명을 석방했다. 이 중 유죄 판결받은 장기 및 무기수 250명과 2023년 10월7일 이후 기소되지 않은 채 구금된 팔레스타인인 1781명이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의회 연설에서 "길고 고통스러운 악몽이 마침내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어 "오늘은 중동의 새로운 역사적 새벽"이라며 "이번 휴전이 전쟁의 종식과 평화로 가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로 이동해 가자지구 평화 정상회의에서 휴전협정 문건에 서명했다. 서명에는 미국과 이번 협상을 진행한 카타르·이집트·튀르키예 3개국 정상이 참여했다. 다만 서명한 문건의 정확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 9일 전격 합의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 전쟁 종식 계획 1단계 합의안을 포함한 평화 문건으로 보인다.

다만 1단계 합의안은 아직 세부 조율이 남아 추후 협상 과정에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모두 이번 협정의 핵심 쟁점인 가자지구 통치 문제, 하마스의 무장 해제,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 시점 등 핵심 쟁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