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ed(연방준비제도)가 29일(현지시간) 기준 금리를 인하하고 올해 12월1일부로 QT(양적긴축) 정책을 공식 종료하기로 했다.
이달 28일부터 29일까지 열린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기준금리를 0.25% 내려 3.75~4.00%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9월에 이어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2020년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완화적 정책 기조가 재개된 것이다.
기준금리 0.25% 인하는 FOMC에서 10대 2로 통과됐다. 스티븐 미런 연준 이사는 0.5% 포인트 대폭 인하를 주장했고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을 선호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활동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고용 증가세가 둔화하고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다"며 "최근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통계 공백과 경기 불확실성 확대를 감안해 신중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준은 오는 12월1일부로 QT를 종료하고 자산 규모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2022년 6월 시작한 QT는 연준이 보유한 미국채와 MBS(주택저당증권)를 시장에 환매하지 않고 만기 상환을 통해 자산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준은 "최근 금융시장의 유동성 여건이 빠듯해지고 단기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균형적인 유동성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QT 종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고용 둔화와 인플레이션 간의 긴장 관계를 균형 있게 관리해야 하는 시기"라며 "금리 인하와 QT 종료 모두 경기 연착륙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또한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공식 통계가 부재한 상황에서도 우리는 가능한 한 광범위한 민간 자료를 통해 판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 미국 노동시장은 급격히 냉각했다. 월평균 신규 고용은 2만9000명에 그쳤고 실업률은 4.3%로 상승했다.
물가는 9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3.0% 올라 여전히 목표 수준을 웃돌았다.
월가에서는 이번 결정을 예상된 수순으로 평가하면서도 금융완화 전환의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연준이 QT를 조기에 종료하면서 단기 유동성 불안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라며 "2026년 상반기까지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10월 FOMC에서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으나 성명을 통해 "경제전망과 금융시장 상황을 면밀히 평가하며 필요 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혀 데이터 기반의 점진적 완화기조를 이어갈 방침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