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전략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1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150조원을 투자하는 국민성장펀드가 공식 출범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민간 사령탑으로 참여하며 글로벌 투자 경험과 모험자본 철학이 국가 전략 산업 육성에 직접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국민성장펀드 전략위원회 구성안을 발표하며 민간 공동위원장으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을 공식 지명했다. 대규모 정책 펀드에 민간 금융인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인 사례다.


국민성장펀드 출범식에서 박 회장은 국민성장펀드가 단순한 정책 자금이 아닌 민간 자본과 글로벌 자본이 함께 움직이는 개방적 성장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박 회장은 "150조원 국민성장펀드는 AI·로봇·반도체·바이오·인프라 등 기업 성장의 초석이자 창업을 춤추게 할 마중물"이라며 "언제까지나 관이 주도할 수는 없고 민간이 벤처캐피털(VC)에 참여할 길도 터줘야 한다"고 했다.

박 회장은 동시에 비상장 지분 토큰화를 통한 엑시트 시장 혁신이 민간 벤처투자를 활성화하는 핵심이라고 짚었다. 관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민간 VC와 전문가, 운용기관이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방향을 통해 국민성장펀드가 민간 위험자본을 끌어들이고 글로벌 혁신기업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성장 금융 모델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과정에서 박현주 회장의 글로벌 투자 경험과 모험자본 철학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미래에셋은 인공지능(AI), 위성통신, 핀테크 등 글로벌 성장 산업에서 다양한 투자 트랙레코드를 확보해왔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 개발기업 스페이스X와 X(트위터) 등에 약 8000억원 이상 투자를 진행하고, 인도판 배달의 민족으로 불리는 조마토에 450억원을 투자하는 등 해외 유니콘 기업에 선제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국내에서도 최근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확보하며 정부의 모험자본 활성화 정책과 시장을 연계하는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IMA는 고객 자금을 기업대출·채권·모험자본 등에 직접 공급할 수 있는 제도로,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확대의 핵심 수단이다.
사진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출범식에서 기념 세리머니. /사진=뉴시스

업계에서는 박 회장과 미래에셋의 이러한 행보가 국민성장펀드와도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150조원을 조성해 AI·반도체·바이오·로봇·인프라 등 국가 전략산업에 장기 자금을 공급하는 초대형 정책투자 펀드다.

단순한 정책 투자기금이 아니라 모험자본의 공급 구조를 국가 차원에서 복원·확대하는 역할을 한다. AI, 반도체, 바이오 등 민간 투자 부담이 큰 첨단 전략 산업에 대해 국민성장펀드가 정부보증 기반 기금채로 위험을 선부담함으로써 민간 VC·금융기관이 혁신기업에 더 적극적으로 자본을 넣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직접 지분투자뿐 아니라 인프라·설비 투자, 초저리 대출, 간접투자 등을 포괄해 첨단산업 생태계를 전방위로 지원하는 것이 특징으로 단기 모멘텀보다는 한국 경자의 장기적 신성장동력을 만드는 산업정책형 펀드로 평가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민성장펀드는 AI와 반도체, 바이오, 로봇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첨단 산업과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라며 "직접 지분투자와 인프라 투자, 융자, 간접투자, 초저리대출 등 다양한 지원방식을 통해 미래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첨단 전략산업과 생태계 전반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성장펀드는 첨단 전략산업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각 산업 주도 기업과 협력사에 수혜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국민성장 펀드가 본격 가동되며 정책금융지원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