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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남자 농구 대표팀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항저우로 출국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9.23/뉴스1 ⓒ News1 이상철 기자 |
(항저우(중국)=뉴스1) 서장원 기자 = "내가 뛴 한일전에선 진 적이 없다. 그 기록을 이어가고 싶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 중인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28일 카타르를 꺾고 조별예선에서 2연승을 거둔 뒤 핵심 가드 김선형은 이같이 말했다. 이제 그 다짐을 현실화할 때가 왔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남자 농구 대표팀은 30일 낮 12시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숙적 일본과 D조 조별예선 3차전을 치른다.
'가위바위보'도 져선 안된다는 한일전이기도 하지만 반드시 서로를 잡아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3연승으로 조 1위를 확정, 8강 토너먼트에 직행하지만 패한 팀은 조 2위가 돼 12강 토너먼트를 치러야 한다. 1위 팀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는 만큼 한국으로선 승리가 절실하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핵심 선수들이 줄줄이 이탈하면서 우려가 생겼다. 해외에서 뛰고 있는 여준석과 이현중이 합류하지 못했고, KBL이 자랑하는 포워드 문성곤과 송교창이 부상으로 빠졌다. 공수에서 활용도가 큰 최준용 또한 이번 대표팀에 소집되지 못했다.
포워드 농구를 추구하는 추일승 감독도 난감하긴 마찬가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고 결국 가드 중심의 빠른 농구를 중심으로 전술 운용을 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내로 치면 서울 SK가 자주 활용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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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남자 농구 대표팀 허훈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항저우로 출국 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9.23/뉴스1 ⓒ News1 이상철 기자 |
그리고 한국은 첫 경기에서 인도네시아를 95-55로 대파한 데 이어 카타르도 76-64로 잡아내며 신바람을 냈다. 선수들도 연승을 달리면서 자신감을 찾는 모양새다. 명실상부 대표팀 에이스가 된 허훈이 중심을 잘 잡아줬고, 베테랑 가드 김선형 또한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한국 농구의 차세대 빅맨 하윤기도 물이 올랐다. 잠재력이 터진 하윤기는 한국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2차전에서는 14점, 6리바운드로 승리에 기여했다. 현재로선 대표팀 선배 김종규와 견줘도 손색 없다는 평가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세대 교체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2연승의 기운을 한일전까지 이어갈 필요가 있다. 일본은 최근 열린 농구 월드컵에서 아시아팀 중 최고 순위인 19위에 올라 파리 올림픽 본선 티켓을 확보했다. 세계 랭킹에서도 26위로 51위인 한국보다 크게 앞선다.
그러나 항저우 대회엔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지고 20대의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2연승을 했지만 조별 예선에서 고전하는 모습이 보이는 등 정상급 전력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한국이 충분히 해볼만한 싸움이다.
한국이 일본을 꺾고 8강 토너먼트에 직행하면 이틀 휴식 후 10월3일 8강전을 치른다. 반면 패할 경우 하루만 휴식한 뒤 10월2일 12강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