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같은 나라였던 적 없다"... 타이완 국회의원의 경고 [김태욱의 세계人터뷰]

린징이 타이완 입법위원 현지 단독인터뷰 "2027년 中, 타이완 침공? 가능한 시나리오"
"타이완 국민, 중국인과 동질감 못 느껴… 한국 국회의원들 방문 감사하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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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는 양안 갈등과 타이완의 현주소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23일(현지시각) 린징이 타이완 입법위원(국회의원)(민진당·타이중시)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은 이날 타이완 타이중시에서 머니S와 인터뷰하는 린 의원(오른쪽). /사진=김태욱 기자
양안(타이완·중국) 사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안 갈등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 직후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는 중국은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통일 과업'을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16일(이하 현지시각) 당 대회 개막식에서 "타이완 통일을 완수할 것"이라며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안 간 군사적 충돌에 대한 타임라인도 나왔다. 우자오셰 타이완 외교부장(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18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매체 스카이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중국은 오는 2027년 타이완을 침공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오는 2025년 타이완을 침공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마이클 미니헌 미국 공군 기동사령관이 작성한 내부 문서에는 "중국이 오는 2025년 타이완을 침공할 수 있으니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파문이 일었다.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주목받는 인물이 있다. 바로 린징이 타이완 입법위원(국회의원·민진당·타이중시)이다. 지난 2020년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재선에 나선 당시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 겸 후보의 대변인을 역임한 그는 선거 직전 '"중국과의 통일을 지지하는 것은 반역죄에 해당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자 대변인직에서 사임했다.

머니S는 양안 갈등과 타이완의 현주소 등을 알아보기 위해 린 의원과 지난달 23일 타이완 타이중시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린 의원은 "대변인 시절 발언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중국의 위협은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는 것은 사지를 절단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민주 진영 국가들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자극 말라? 사지 절단하란 것"


린징이 타이완 입법위원은 머니S와 인터뷰를 통해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는 것은 사지를 절단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왼쪽)과 차이치창 타이완 부원장(국회 부의장)이 지난해 8월3일(현지시각) 타이완 입법원을 나서는 모습. /사진=로이터
- 양안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갈등은 지난해 펠로시 전 의장이 타이완을 방문한 직후 격화됐다.

▶펠로시 전 의장의 타이완 방문은 의미가 깊다. 펠로시 전 의장이 개인 신분이 아닌 미국 하원의장 자격으로 타이완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타이완을 찾은 사절단 중 다수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개인 신분으로 타이완을 방문했다. 물론 중국은 펠로시 전 의장의 방문에 격분했다. 하지만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는 것은 사지를 절단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중국은 타이완이 보통 국가로서 행동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중국이 원하는 것은 타이완이 '우리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일부'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 한국의 정우택 국회 부의장과 조경태 의원(국민의힘·부산 사하구을) 이달곤 의원(국민의힘·경남 창원시진해구) 이원욱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화성시을) 등이 지난해 12월28~31일 타이완을 방문, 차이 총통과 만난 후 주한 중국대사관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촨팡'(竄訪-쥐가 쥐구멍을 찾아 들어가는 모습)이란 용어를 동원해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은 단지 타이완에 왔다는 이유로 '쥐'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게 과연 정상적인 국가의 모습인가. 타이완을 찾는 외국 사절단이 중국의 압박에 직면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국 대표단에 깊은 사의를 표한다.

- 한국 대표단의 타이완 방문 사실은 뒤늦게 알려졌다. 이달곤 의원이 지난해 12월30일 페이스북을 통해 타이완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다. 당시 타이완 측은 한국 대표단의 타이완 방문 사실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미 의회 대표단이 타이완을 방문했을 당시 모습과 대비되는데.

▶결코 한국을 차별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타이완에게 한국은 '소중한 국가'로 요약된다. 여당(민진당)은 당시 지방선거 패배 이후 큰 충격에 빠진 상태였다. 패인 분석 등으로 분주했다. 행정부도 수많은 대표단의 방문 등으로 바빴던 것으로 안다. 한국 대표단의 타이완 방문은 뜻깊다. 나도 마음 같아선 한국 의원들과 만나고 싶었으나 지역구 일정 등으로 이곳(타이중)에 머물러야 했다.


"중화민국 아닌 타이완 정체성 형성"


린징이 타이완 입법위원(국회의원)(민진당·타이중시)은 머니S와 인터뷰를 통해 "타이완 국민들은 중국인들과 동질감을 느끼지 못한다"며 "중화민국이 아닌 타이완이라는 정체성이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각) 머니S와 인터뷰중인 린 의원. /사진=김태욱 기자
- 앞서 민진당의 지방선거 패배를 언급했는데 수도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 야당(국민당) 후보인 장완안이 당선됐다. 안보 이슈가 화제였던 만큼 여당에게 유리한 선거가 아니었나.

▶위생복리부장(보건부 장관)을 역임한 천스중 민진당 후보에 대한 지지가 부족했다. 민진당의 패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한다. 먼저 여당의 '전환기적 정의'가 국민을 충분히 납득시키는 데 실패했다. 또 타이베이 시민이 타이완 방역에 불만을 품고 방역 사령탑을 역임한 여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 방역 사령탑의 선거 패배를 얘기했는데 실제로 타이완 정부가 백신 도입 등 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에 백신 수급과 관련한 지적이 제기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오해도 있다. 타이완은 코로나19에 잘 대응한 국가 중 하나다. 백신 수급 준비도 착실히 이행했다. 다만 중국의 방해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의 계약이 무산됐을 뿐이다. 지난 2021년 초 (타이완)정부와 바이오엔테크와의 백신 계약은 마무리 단계였다. 하지만 바이오엔테크가 돌연 입장을 바꿔 무산됐다.

중국이 바이오엔테크 측에 계약을 체결하지 말도록 종용한 것으로 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제약회사 푸싱의약이 지난 2021년 3월 바이오엔테크의 백신 공급권을 확보한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하나의 중국'을 앞세우는 중국 당국은 푸싱의약의 백신 공급권이 타이완까지 관할한다고 해석했다. 중국의 방해를 피하고자 타이완은 푸싱의약에 백신 구매 비용을 지불하되 백신을 독일에서 들여오는 방안도 추진했다. 하지만 이 또한 중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타이완 백신 수급을 막은 중국은 현재도 바이오엔테크를 승인하지 않았다. 어불성설이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포기 못해서 발생한 일이다.

- 시 주석은 '하나의 중국'을 포기 못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타이완 외교부 장관도 "중국이 오는 2027년 타이완을 침공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는데.

▶장관은 아마 타이완뿐 아니라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받은 정보를 토대로 2027년을 지목한 것 같다.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양국(타이완·중국)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 전쟁을 목격한 시 주석이 명확하게 판단할 능력이 된다면 타이완을 무력으로 통합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과연 '정상적인 의사결정이 보장되는가'다. 중국에선 시 주석의 주장이 곧 법이다.

중국에서 국가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할 수 있나. 중국이 침공을 감행한다면 먼저 '평화협정 체결'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홍콩 일국양제의 붕괴가 증명하듯 중국과의 협정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에 대해 착각하는 부분이 있다. 오늘날 타이완은 70여년전 장제스 타이완 총통의 국부천대 직후와 다르다. 타이완 국민은 중국인과 동질감을 느끼지 못한다. '중화민국'이 아닌 '타이완'이라는 정체성이 형성됐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지난 1995년 리덩후이 당시 타이완 총통이 미국을 방문하자 3차 타이완 해협 위기가 발생했다. 당시 타이완 국민은 전쟁에 대한 공포에 휩싸였다. 하지만 지난해 펠로시 전 의장이 방문했을 당시 타이완 국민은 평범한 일상을 즐겼다. 우리는 중국이 국방력·경제력 등으로 무장한 타이완을 쉽게 침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펠로시 전 의장의 방문은 중국의 민낯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을 뿐 타이완을 공포에 떨게 하지 않았다. 물론 국방력 강화를 등한시해선 안된다. 중국 전투기가 연일 타이완 방공식별구역(ADIZ)에 출몰하지 않나.

- 중국의 민낯이란.

▶중국은 타이완 등 전 세계 민주 진영 국가들을 위협한다. 중국은 동남아 국가들에 '일대일로'를 앞세워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다. 스리랑카의 빚더미가 증명하듯 중국의 일대일로에는 문제가 많다. 하지만 중국의 대규모 투자를 당장 뿌리치기 어려워하는 국가가 많은 것도 현실이다. 안타깝다.


"민주 진영 국가와 동맹 강화 절실"


사진은 지난 2018년 10월8일(현지시각) 타이완을 국빈 방문한 마리오 압도 파라과이 대통령(오른쪽)이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회담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 파라과이는 타이완의 몇 안되는 수교국이다. 하지만 파라과이 야권 대선 후보인 에프라인 알레그레는 연일 '타이완이 아닌 중국을 택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대두·쇠고기 수출국인 파라과이 입장에선 중국 시장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규모 자금을 앞세운 중국을 따라잡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파라과이뿐 아니라 전 세계 민주국가 정치인들은 체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20년 체코 상원의장을 필두로 의원 상당수가 중국의 반발에도 타이완에 방문했다. 이듬해 실시된 체코의 총선에서 타이완을 방문한 의원 대다수가 재선에 성공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타이완을 방문한다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지지를 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와 인권은 젊은 세대 유권자가 중요시하는 가치다. 민주 진영 국가들은 타이완과 동맹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만 중국의 보복을 당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인식도 확산해야 한다. 현재 타이완과 관계 강화에 나선 리투아니아가 중국의 보복에 직면했다. 많은 국가가 리투아니아와 연대해야 한다.

- 중국은 리투아니아에 개설한 타이완 대표부의 명칭이 외교적 관례에 따른 '타이베이'가 아닌 '타이완'을 사용한 것을 문제 삼는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국인 리투아니아가 앞으로 타이완과 공식 외교 관계를 수립할 것으로 보나.

▶가능하지만 당장은 어렵다. 중국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도 펠로시 전 의장의 타이완 방문이 소중하다. 펠로시 전 의장은 중국의 '레드라인'을 정의했다.

- 대변인 시절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통일을 제안하는 것이 반역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여러 면에서 반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것을 후회하는가.

▶후회하지 않는다. 지금은 해당 발언을 100번도 할 수 있다. 당시 대변인직에서 내려온 이유는 민진당이 나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총통 후보 대변인으로서 강경 발언을 지양해야 함에도 지나치게 명확히 말한 것이 문제였다. 차이 총통은 평소에도 이같이 격한 표현(반역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전 세계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중국은 '타이완 통일'이라는 표현을 쓴다. 틀린 표현이다. 타이완은 단 한번도 중국과 같은 국가였던 적이 없다. 타이완은 반도체 공급망 외에도 안보 등에서 중요한 국가다. 타이완과 협력하는 것이 윈-윈으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타이중(타이완)=김태욱
타이중(타이완)=김태욱 taewook9703@mt.co.kr

김태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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